[PSVita] 페르소나4골든 : 과연 비타 최고의 게임인가

 페르소나(persona)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원래 페르소나는 그리스의 고대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데 심리학적인 용어로 심리학자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만든 이론에 쓰이게 되는데 그는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가면)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관계를 이루어 간다고 한다. 페르소나를 통해 개인은 생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반영할 수 있고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성립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페르소나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게 해 주는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하게 된다. 1

우리는 누구나 몇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든 장소, 모든 사람에게 항상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사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 입니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회사에서, 친구들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라는 사람은 하나이지만 그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있는 모습은 각기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친절하고, 누군가에게는 냉철하며, 어딘가에서는 인자한 웃음을, 어딘가에서는 냉혹한 조소를 뿜어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여러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갑니다.]

 페르소나4골든(이하 P4G)는 이런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그 존재 – 대부분은 어둡고 음습한 마음- 에 잠식되어버리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일행. P4G는 단순하다면 단순한 소재, 기발하다면 기발한 소재와 주제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루리웹 PSVita(이하 비타) 게시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프트웨어가 뭐냐?’라는 질문에 대한 부동의 1위 대답은 페르소나4골든(이하 P4G)입니다. 원래 인기가 있는 시리즈인데다가 한글화에 힘입어 비타게임으로서는 의외로 많이 팔린 소프트웨어인가봅니다. 또한 메타크리틱에서조차 평점 93점을 찍으며 엄청난 위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참고: 메타크리틱 페르소나4골든 점수 링크

몇 개월 전 PSN에서 P4G 할인 이벤트가 있었고, 워낙 이 게임이 명작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저도 결국 구매를 하였습니다. 1월인가 2월에 샀던 거 같던데 3월 말이 되어서야 58시간 29분의 플레이타임을 기록하며 엔딩을 봤습니다.

긴… 시간이었다…

저에게 만약 약 60시간 (반올림을 하겠습니다.) 의 플레이 시간이 즐거웠냐?라고 묻는다면 선뜻 ‘네’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이 60시간은 매우 길고 고된 시간이었습니다.

과연, P4G가 말하고 싶었던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내 안에 감추어져 있는 나’의 괴리, 그리고 그 괴리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구원하겠다는 그 주제의식을 말하기 위해서 60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넉넉잡아도 20시간이면 충분했습니다.

게임의 모든 요소를 파고드는 성격이 아닌 제가 60시간이라는 플레이타임을 기록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P4G의 볼륨은 꽤나 큽니다. 3월 부터 다음연도 3월까지 1년간 주인공이 되어 동료를 모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커뮤’라는 것을 쌓아서 관계를 돈독하게 해야하며, TV속으로 들어가서 사람을 구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서 돈도 벌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학교 시험도 봐야 하고, 낚시도 해야하고, 친구들과 영화도 봐야하고, 인형 뽑기도 해야하고, 벌레도 잡아야하고, 프라모델도 만들어야 하고.. 기타 등등 해야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할일이 산더미!

(이미지출처)

 이런 많은 요소들이 누군가에게는 장점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롤플레잉게임은 여러 필드를 탐색하며 새로운 세계, 세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를 느껴가도록 하며 플레이시간을 늘리는데 반해, P4G는 철저하게 갇힌 도시와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을 보내는 게임입니다.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하고 밤에는 TV속으로 들어가 섀도우도 때려잡고, 여자친구도 만들어야 하는 주인공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모습과 유사하기도 하겠네요;; 이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는 방식은 게이머를 지치게 합니다.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 이야기가 나와서 한가지 더 비교해 보자면 P4G는 전투의 비중이 너무나 적습니다. 초반에는 전투가 조금 힘들고 다양한 페르소나가 나오고, 다양한 무기가 나오면서 전투의 비중이 큰 것 같아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무기, 다양한 페르소나는 그저 ‘콜렉팅’을 위한 요소로 느껴집니다. 적의 상성에 맞게 페르소나를 바꿔가면서 전투를 진행하는게 후반부로 갈 수록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보스전을 할 때는 ‘상성’이라는 요소가 거의 다 무시하고 어떻게든 때려맞추는 식의 전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페르소나 콜렉팅!

(이미지출처)

   또한, 전투가 찬밥인 이유는 이 게임의 전체적인 진행방식에 있습니다. 달력이 하루하루 나아가는 방식에 (매일은 아니지만) 그 하루마다 위에서 말한 수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체계적으로 게임을 진행해야합니다. 친구들과의 커뮤를 쌓아야되고, 책도 읽어야 하는데 TV속으로 들어가서 전투를 하면 그 것들을 하나도 할 수 가 없습니다. 결국 전투는 일단 미루어둔채 (피해자가 죽게되는) 안개 끼는 날 며칠전에야 한번에 몰아서 전투를 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이 진행과 전투를 더욱 지루하게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게임은 사실 RPG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액션이 가미된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미연시)라고 부르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일본게임에서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드래곤나이트’시리즈도 롤플레잉 장르와 미연시가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전 드래곤나이트 시리즈 제대로 플레이해본 적은 없습니다… 컷신은 봤죠. 무슨뜻인지는 다들 아실테고…)

기억하는가 드래곤나이트(H신 말고..)

(이미지출처)

참고: 엔하위키 드래곤나이트4 링크

그러나 미연시로서의 P4G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PS2시절에 나온 게임의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이기때문에 가지는 문제라고 볼 수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일본게임이 가지고 있는 과장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도 몰입도를 하락하게 하는 주범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술영화를 좋아하는 터프한 여학생, 다소곳한 긴머리의 모범생, 적극적인 아이돌, 여성성을 지닌 터프한 남성, 남장을 하고 있는 여성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만 사실 그 어떤 캐릭터도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 다만, 캐릭터들을 상징하는 색을 가지고 간 것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난 니가 제일 싫어..

(이미지출처)

  중간중간에 나오는 (요즘 컷신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은 (제가 지극히 싫어하는) 컴퓨터 렌더링 된 일본애니와 다를바 없으며, 그 어떤 몰입감도 주지 못합니다. 또한, 처음에 이야기한 나와 페르소나와의 괴리 그 속에 고통받는 사람이라는 주제를 심도있게 이야기하지도 못합니다. 잘만 풀어내면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는 소재를 굉장히 일차원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했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마지막에 중요한 스토리의 분기점을 풀어내는 방식이 대화 몇마디라는 것은 플레이어로서 매우 맥 빠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맥 빠짐이 결국 용두사미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초중반을 넘어가면 스토리가 궁금해서 플레이하는 몰입감 따위는 사라져 버린지 오래입니다. 이유는 앞에서 계속 말했듯이 너무나 할게 많고 반복적이다 보니 게임이 집중력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나’와 ‘나의 페르소나’에 대해 이야기할 것 처럼 시작해서 남은게 인기밖에 없는 주인공으로 끝나는 것이 P4G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일본게임 특유의 반복적 플레이,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그 반대라면 충분히 불만족스러울 게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Notes:

  1. http://ko.wikipedia.org/wiki/%ED%8E%98%EB%A5%B4%EC%86%8C%EB%82%98_(%EC%8B%AC%EB%A6%AC%ED%95%99)

17 thoughts on “[PSVita] 페르소나4골든 : 과연 비타 최고의 게임인가

    • 이런 형태의 게임이 익숙치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 접함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어야 좋을텐데 저는 크게 재미있지가 않네요.ㅜ

  1. 이런 점이 나쁘고 이 점은 재미없고 불편하니까 개선이 필요하고 나한텐 안 맞았음 이런것까지야 내가 뭐 그냥 개인적 감상이니까 이해하겠는데 남는게 인기밖에 없는 주인공이라는건 그냥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 안했고 게임에서 뭘 말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소리. 그렇게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 안해놓고도 리뷰글을 씁니까.

  2. P4G가 무슨 백년에 한 번 나올 게임이라거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고 사람에 따라 재밌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대로 플레이했다면 이런 평가는 절대로 안나옵니다

    • 일단 제대로 플레이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엔딩까지 보면 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말씀하셨듯이 남에게 장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것들이 저에겐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남에게 단점으로 느껴지는 것이 저에겐 장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셔놓고 제 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시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을 하면서 제가 안좋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아- 그랬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저는 상당히 잼있게 즐겼네요 아직 회차 플레이까진 못했지만 모든 엔딩을 다 보려는게 목적입니다 페르소나와 자신의 이야가도 중점이지만 페르소나 시리즈를 즐기면서 느끼는 화두는 역시 사람과 사람 대인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인거 같네요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성장해가는 주인공과 인연의 힘으로 강해지는 여러 종류의 페르소나를 수집하는 재미로 즐긴 것 같아요 pspvita 사고 후회없던 이유가 되는 작품이였네요

  4. case by case. 결국 다른사람들이 극찬해도 자기랑 취향 안맞으면 할게 못됩니다.

    나는 걍 P4G 애니나 봐야지..

    반복플레이 싫어어어ㅓㅓㅓ

  5. 비타를 기준으로 보면 페르소나4가 그나마 비타의 갓겜 맞긴함 필드 pc게임정도로 구현 못하는건 기기 스펙이 ㅈ밥이라 어쩔수없고 전투는 초반 빼면 하품나오고 보스전은 일본게임 아니랄까봐 난이도 맞춘다고 쓸데없이 짜증나게 만들어놓음 1회차 하고 때려치우는 사람한테는 더 지루한거 맞고 게임이 병신같이 2회차 넘어가야 커뮤도 여유롭게 쌓고 하는데 2회차 되는 순간 전투는 애초에 가위바위보 수준이라 더 노잼됨

  6. 15시간정도 했는데 너무 지루해서 후반에는 다른가 궁금해서 검색했는데 크게 달라지지는 않나 봅니다. 접어야겠습니다. 여신전생은 재미 있었는데 페르소나 시리즈는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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