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Her(그녀) :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난다. 그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는 상관이 없다. 누군가는 그리고 무언가는 남고 다른 한 편은 떠나간다. 남아있는 존재가 슬픈지 떠난 존재가 슬픈지는 알 수 없다. 남아있다고 해서 슬프다고 확신할 수 없고, 떠났다고 해서 행복하다 할 수 없다. 떠난 존재도, 남은 존재도 처음엔 그저 슬퍼할 뿐이다. 누구의 슬픔이 큰지 비교할 수 없다. 그저 슬플 뿐이다.

둘 사이의 만남을 통해 한껏 높아진 관계의 밀도는 영원히 높아질 것 같지만, 어느 한 순간에 허무하게도 풀어져버리곤 한다. 우주가 엄청나게 높아진 밀도에서 터져나와 생성된 것처럼, 높아지면 다시 풀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라진 밀도를 인정할 수 없는 존재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허우적 거리기만 할 뿐.

(이미지출처)

한참을 허우적거리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고 바닥에 다다르게 되면 어느 순간 다시 다른 존재를 통해 길을 찾는다. 다시금 떠오르고 다시 차오른다.

그렇게 삶과 관계의 밀도는 다시 높아진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어느 한 순간에 허무하게도 풀어져버리곤 한다. 다시금.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난다. 하지만 이제 그 사실이 슬프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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