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3] Lost in the Rain : 과해서 부족한..

Lost in the Rain(이하 ‘로스트 인 더 레인’, 줄여서 ‘레인’)이번 PSN 세일에 받은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참고글: [Sale] 게임과 PS4를 지르다.)

루리웹 눈팅족인 저는 발매하였을 때부터 이 타이틀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특유의 분위기가 좋다는 평가를 계속해서 봐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 번 플레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세일은 1만원 조금 안되는 가격으로 이 타이틀을 즐겨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얼씨구나하고 본 타이틀을 구입하여 플레이하였습니다.

일단, 구입했다는 글을 쓴게 어제인데, 오늘 리뷰를 쓴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이 게임의 볼륨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시라고 생각합니다. 총 챕터 8개로 구성되어있고, 한 챕터당 15~20분 가량이면 충분히 클리어하므로, 전체 볼륨은 약 3시간 남짓입니다(1회차기준). 솔직히 플레이시간이 짧기 때문에 1만원을 주고 구입한 게임이라는 가정하에서도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정가인 약 25,000원 가량을 주고 산 플레이어들의 허망함은 꽤나 크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을 플레이타임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레인을 플레이타임 측면, 게임 분위기나 컨셉 측면 등에서 또다른 PS3 게임인 Journey(이하 ‘저니’)와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엄청나게 아름다운 배경, 그리고 높은 몰입감(그리고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지고 2012년에 등장한 저니는 메타스코어 92점의 위엄에 빛나며, PS4버전으로 리메이크 결정까지 났습니다.

(참고글: 루리웹 저니 PS4 리메이크 결정 기사)

 

저니가 쩌니?.. 죄송합니다..

(이미지출처)

사실 저도 레인을 구입하면서 저니를 생각하고, 기대했습니다. 저니를 하면서는 짧은 플레이타임이었지만 하는 내내 배경의 아름다움이나 주인공의 이동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움,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스토리텔링 등에 감탄했기 때문에, 레인에서도 그런 것을 바랬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레인은 제 기대를 져버렸습니다. 저니가 워낙 훌륭한 게임이기 때문에 저니에 못 미칠 수는 있겠지만, 아쉽게도 저니를 떠나서 일반적인 게임에 대한 기대에도 미치치 못 했습니다. 레인과 저니의 가장 큰 차이점, 그리고 레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과함’입니다. 레인에서 느껴지는 많은 요소들은 꽤나 괜찮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괜찮을 요소들을 너무 남용하여 (극단적으로 말하면) 촌스러워 졌습니다.

그 과함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나레이션’입니다. 레인에서는 게임 내내 소년과 소녀가 처한 상황, 분위기, 속마음 등을 나레이션으로 설명해줍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미지출처)

처음에는 이 나레이션이 설명해주는 분위기가 좋고 또 글 화면 이곳 저곳, 배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여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그런 텍스트 아트를 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면 할 수 록 이 나레이션은 너무나 설명적으로 변하고,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갉아먹습니다.

 

딱히 말해주지 않아도 나도 그쯤은 압니다

(이미지출처)

 이미지 같은 상황은 게임 내내 반복됩니다. 제가 봐도 분명히 소녀는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그럼 여지없이 이런 나레이션이 나오죠 . “소녀는 위험해 보였다.”. 제가 봐도 분명히 비를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여지없이 이런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소년은 비를 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계속, 계속, 계속~ 이런 식입니다. 상황이나 분위기, 주인공들의 몸짓, 음악으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내용들을 자꾸 텍스트로 옮기기 때문에 저는 그 나레이션이 저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게임을 촌스럽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저니를 이야기 해보자면, 저니는 정말 대사 한 마디도 없습니다. 그저 주인공의 몸짓, 상황, 음악 등 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들을 느끼고, 공감했습니다. 저니 외에도 예전에 플레이 했던 Limbo (이하 ‘림보’)와도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미지출처)

 여동생(이라 추정되는 소녀)을 만나기 위해 산넘고 물건너 몬스터 피해 돌아다니는 이 소년을 플레이하는 이 게임도 많은 부분에서 레인과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림보 역시 게임 내 대사 한마디 없습니다. 물론 엔딩과 소재들의 애매모호함들로 인해 플레이어들에게 많은 혼란과 불명확함을 제공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적어도 굉장히 세련된 게임이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림보에서는 플레이 중간 중간 퍼즐들이 있고, 함정도 많습니다. 그런 퍼즐과 함정 때문에 플레이어는 정말 너무나도 쉽게 죽습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그 어떤 힌트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죽일뿐이죠.

하지만, 레인은 너무 친절합니다. 2번쯤 죽으면 셀렉트 버튼을 눌러서 힌트를 보라고 안내하죠.

 

자 이제 그만 죽으라고!

(이미지출처)

게임의 난이도가 높지도 않은데, 힌트를 꼬박꼬박 너무나도 잘 줍니다. 과하게 잘 해 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게임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괴물의 존재도 처음에만 좀 긴장감을 높여주지 후반부로 가면 짜증만 나기 일수입니다. 그냥 달리다가 장애물 대충 피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대충 몇개 하면 괴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려고 하는 찰나에 그 이야기를 좀 더 길게 늘리기 위해 괴물이 등장하는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차라리 괴물이라는 존재의 비중을 낮추고 이야기 내의 연출적 아름다움이나 퍼즐 요소를 늘리는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소녀와 함께 하는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소녀를 목말태워서 위로 올린다거나, 함께 돌을 옮긴다거나 하는 요소들이 있지만 크게 소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소년은 그냥 달리고, 할거 하면 됩니다.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소녀에게 해야하는 커맨드나 신경쓸 요소가 많아서 쓸데 없이 짜증을 돋우지 않는다는 좋은 요소 일 수 있지만, 게임 상에서 소녀라는 존재가 갖는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할 수록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 봐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사라진 이유, 어둠의 세계, 빛의 세계, 괴물의 존재 등 많은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거의 전무합니다. 물론 스토리와 소재의 개방성, 열린 결말, 비유 등의 기법을 통해서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위해  그랬다고 할수도 있습니다.(저니와 림보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왜 게임 상의 모든 것에는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놓고 정작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나도 안하냐는 것입니다.

2회차부터 얻을 수 있는 기억의 조각이라는 요소가 있다길래 루리웹에서 그 내용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스토리 이해에 도움이 되는 뒷이야기나 플래시백 같은 것일까 해서요. 그런데 그런거 아닙니다. 그냥 함축적인 시 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기억의 조각이 나오는 방식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왜 1회차 플레이하면서 그 요소들을 모을 기회조차 주지 않고, 2회차 들어가서야 기억의 조각을 모을 권리를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게임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방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으으음…..

(이미지출처)

 

계속 안 좋은 점만 이야기하긴 했습니다만, 분명히 레인에도 좋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일단 게임의 메인 컨셉인 빗소리를 듣는 것이 매우 기분 좋으며, 배경음악도 잔잔하기도 하고 왈츠 풍의 노래들도 나오고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가 내리는 야외에서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보이고, 지붕이 있는 곳이나 실내에서는 그들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소년을 컨트롤 할때는 제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주인공을 컨트롤하는데서 오는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미지출처)

수 많은 좋은 요소들을 조금만 제대로 살렸더라면 훨씬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었을텐데, 묘한 과함으로 인한 부족함이 너무나도 아쉬운 작품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센스와 능력 차이가 요새 서양게임과 일본게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구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1만원 주고 샀는데도 이런 아쉬움과 씁쓸함을 느끼는데, 25,000원 주고 사신분들은… 어떠실까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니, 그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게임이었기를 바랍니다.

3 thoughts on “[PS3] Lost in the Rain : 과해서 부족한..

  1. 주절대는 게임 치고 제대로 된 게임이 없죠. 행동으로 느끼게 하지 못하고 글로 이해하게 만드는 게임은 실패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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