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ita] 파이널판타지10 리마스터: 한계

파이널판타지9 플레이 이후에 파이널판타지10도 할인을 하길래 구입해서 플레이해보았습니다. 구입당시 10-2도 같이 할인을 하여서  같이 살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10부터 해보고 마음에 들면 10-2를 나중에 중고라도 사서 하자는 생각으로 10만 사서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10을 거의 35시간 가량 플레이하면서 언제 끝나는지 저는 항상 괴로워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엔딩을 꼭 보고 싶었는데 엔딩 직전 마지막 전투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냥 유투브에서 엔딩을 보았습니다.

파이널판타지10 리마스터의 전투, 캐릭터 육성, 장비, 수집 요소, 퍼즐 등등의 요소들은 사실 조금씩의 문제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 캐릭터간 전환을 빠르게 하는 전투는 캐릭터 교체외에는 특이할 바 없다는 문제가 있고, 스피어보드 시스템을 통한 캐릭터 육성은 처음에는 흥미롭지만, 나중에는 캐릭터간 특성을 약화시키고 노가다만 유발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장비는 장비에 부여된 특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퍼즐은 파이널판타지9 보다 신선함이 매우 떨어지며, 진행하면 할 수록 귀찮음만을 유발합니다.

그나마 덜 짜증났던 마지막 테트리스 퍼즐
그나마 덜 짜증났던 마지막 테트리스 퍼즐

하지만, 위의 불편함들은 옛날 게임임을 감안하면 모두 용납가능한 문제점들입니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죠.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에 있습니다. (J)RPG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 말입니다. 사실 저는 구입하기 전에 파이널판타지 10의 스토리가 좋다는 평을 듣고 구입하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자잘한 문제점들은 옛날 게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려니 하고 애초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문제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스토리는 도저히 용납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가지고 있는 컨셉이나, 전반적인 스토리는 좋을 수 있으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완전히 잘 못 되었습니다. 인물들간의 감정의 인과관계가 전혀 없고, 모든 사건들이 우격다짐으로 흘러갑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서로 신뢰, 사랑, 희생의 감정을 갖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잘 펼쳐져서 플레이어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스토리의 우격다짐을 보여주는 후반부의 대화를 하나 소개합니다. (소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티다: 궁극소환을 써도 유우나가 무사하게 할거야
류크: 그치만 어떻게?
티다: 그 방법을 생각 중이야
류크: 그치만 아무 방법도 떠오르지 않으면 어떡해?
티다: 이제 류크하고는 이야기 안 할 거야
티다: 그치만, 그치만, 시끄러워
류크: 미안…….
티다: 같이 생각해 보자
티다: 그래도 만약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티다: 어떻게든 해보자!
류크: 응!

널 어쩌면 좋을까...
널 어쩌면 좋을까…

이렇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이 게임에서 그 어떤 스토리적 감흥을 얻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비주얼적으로 파이널판타지9의 CG도 훌륭하였습니다만 10은 그 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CG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즐겁습니다. 하지만 인게임과의 그래픽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 후에 오는 아쉬움이 더 크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CG
아름다운 CG
그 후에 오는 현자타임.....
그 후에 오는 현자타임…..
이 바퀴벌레 머리는 정말 볼 수록 비호감..
이 바퀴벌레 머리는 정말 볼 수록 비호감..

파이널판타지 10은 기대에 비해 매우 실망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절대 10부터 접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차라리 9부터 하십시오.

참고: [PSVita] Final Fantasy IX: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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