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Metro Redux : 그리고 이후의 전쟁

포스트 아포칼립스: 인류 문명이 한번 거의 망한 뒤의 세계, 또는 그런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 픽션 작품들(영화, 게임, 만화 등)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1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린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게임을 꼽자면 아무래도 Fallout(이하 ‘폴아웃’)시리즈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핵전쟁 이후 Vault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폴아웃 시리지는 게임의 마스코트와 함께 매우 유명세를 지니고 있죠. 저 역시 폴아웃 시리즈를 제대로 플레이 해본적은 없지만 풍문으로 많이 들어왔습니다.

폴아웃의 마스코트는 꽤나 친숙하다.
폴아웃의 마스코트는 꽤나 친숙하다.

Metro Redux (이하 ‘매트로 리덕스’) 역시 폴아웃과 유사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핵전쟁 이후 러시아의 지하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게임을 제가 플레이 해보니 사람들이 왜 이런 배경의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2033; 기차의 모습
2033; 기차의 모습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매트로 2033 과 매트로 Last Light(이하 ‘라스트라이트’)의 합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FPS게임은 FPS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꼭 한 번쯤은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저는 솔직히 FPS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매트로 리덕스는 꽤나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그러므로 FPS를 병적으로 싫어하거나 FPS 장르 플레이시 멀미를 한다는 등의 불가피한 요소가 있지 않다면 한 번 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매트로 리덕스는 앞서 말했듯이 매트로 2033 리덕스와 매트로 라스트라이트 리덕스 의 합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은) 디스크 판에는 두 게임이 모두 수록되어있고,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두 게임을 나누어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2033 과 라스트라이트 중에 한 시리즈만을 즐기고 싶은데 어떤 것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무조건 라스트라이트를 추천합니다.

Last Light; 원작에 대한 이스터에그는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Last Light; 원작에 대한 이스터에그는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라스트라이트는 2033에서 거의 모든 것이 발전된 후속작입니다. 그러므로 금전적인 문제나 다른 이유로 한 게임만을 하고 싶으시다면 라스트라이트를 하시고, 플레이 하시기 전에 엔하위키 등에서 간략한 스토리를 검색해보고 하시길 바랍니다.

2033; 사실 그래픽은 Last Light이나 2033이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2033; 사실 그래픽은 Last Light이나 2033이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는 2033과 라스트라이트 둘 다를 플레이하기를 권해드립니다. 2033을 플레이 한 후 스토리가 이해된 상태에서 라스트라이트를 하시면 라스트라이트 플레이시 훨씬 몰입감 있게 플레이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계속 제가 ‘스토리 이해’, ‘스토리 검색’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이 게임의  불친절성에서 기인합니다. 이는 특히 2033에서 심한데, 2033에서는 제대로 조작법조차 가르쳐 주지 않아서 제가 직접 조작법을 실험해보고 정리하였을 정도입니다.

참고: [PS4] Metro 2033 Redux : 조작키(조작법) 정리 

특히, 게임이 한글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2033을 시작하고 나서 저는 왜 주인공 아티욤이 게임상에서 모험을 떠나는지, 그리고 그 배경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나오는 여러 세력들도요. 2033의 엔딩을 보고 나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관련 내용을 찾아서 읽어보고 나서야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니, 꼭 관련 내용을 읽어보고 플레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엔하위키 매트로 2033 항목 중 배경

(여담으로 공산주의 Red Line 세력에 대해서는 라스트라이트에서 공산주의 유머가 많이 나오는데, 아래와 유사합니다. 이런게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하구요.)

https://twitter.com/CommunismHumor/status/542887047015305216

그리고 엔하위키 아티욤 항목에 주인공이 2033에서 매트로를 떠나 여행을 시작하는 이유가 나오는데, 참고하시라고 간략하게 인용해봅니다.

베데엔하에서 아르티옴은 차를 만들거나 북쪽 초소에서 경비를 서고, 여자친구도 사귀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검은 존재라는 돌연변이가 역에 접근하면서 이 일상은 깨지게 된다. 소설이 시작되면서 검은 존재의 위험성을 조사하기 위해 베데엔하 역에 온 헌터는 혼자서 녀석들을 처리하러 베데엔하 역의 북쪽 터널로 가 보겠으니, 하루가 지나도 자기가 나타나지 않으면 폴리스의 멜니크 대령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아르티옴에게 부탁한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도 헌터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아르티옴은 헌터가 준 표식인 탄피 목걸이를 들고 메트로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위에서 말한 사소한 차이를 제외하고는 2033이나 라스트라이트나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글은 라스트라이트를 기준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핵전쟁 이후의 러시아에서 검은존재와 아티욤을 중심으로 한 매트로 리덕스의 스토리는 엄청나게 좋다!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초자연적인 내용도 섞여있고, 게임 내에서 나오는 세력들도 러시아의 현재 세력들의 클리셰며, 핵전쟁 이후의 세계 역시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스토리 보다 스토리를 둘러싸고 있는 -게이머가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핵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상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것보다도 게이머가 직접 경험하게 되는 핵전쟁으로 인한 불편함이 흥미롭습니다. 일단 지상이나 오염된 곳에서 매번 써야하는 방독면이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아티욤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주변 동료들이 방독면을 쓰면 플레이어도 방독면을 써야합니다. 방독면은 3분 마다 알람이 울려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하고, 피나 비 같은 이물질이 방독면 앞에 묻으면 닦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데미지를 받으면 조금씩 깨지기 때문에 시야에 방해를 주며, 많이 깨지면 아예 숨쉴수가 없어지면서 아티욤이 죽기 때문에 깨지면 필드의 적들이나 아이템 더미에서 찾아서 교체해야합니다.

cleansing
이 게임 최고의 재미. 방독면 닦기 (중독성 있다)

또한, (플레이해보진 않았지만 들은바에 따르면) 선택 게임 난이도가 높아지면 필터의 남은 공기량, 총기류의 남은 탄약 등의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더욱 이런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게이머에게 그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고 합니다.

Watch
2033; 시계를 보면 몇몇 정보를 알 수 있다.
2033; 중간중간 충전해야하는 발전기도 귀찮지만 재미요소.
2033; 중간중간 충전해야하는 발전기도 귀찮지만 재미요소.

난이도 이야기를 잠깐하자면, 저는 Survivor 에 Normal 난이도로 플레이 하였는데,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은 이 난이도가 가장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parta 모드가 있는데, 이건 설명을 보니까 총알을 엄청 많이 주고 말그대로 스파르타! 돌진이 가능한 모드인 것 같으니 적당한 난이도로 적당한 플레이를 즐기신다면 서바이버에 노멀 난이도로 하시길.

게임 진행은 전형적인 FPS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전투의 연속이죠. 하지만 전투에 잠입요소가 조금 섞여있습니다. 어둠속에서 앉아서 적을 피해서 진행하거나 몰래 암살할 수 있죠. 이 잠입요소는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중간 정도였습니다. 잠입을 괴물을 상대로 하기엔 어렵고 인간 적들을 상대로 하기엔 소음기 장착한 총으로 헤드샷을 열심히 하면 되기 때문에 쉽기도 하고요. AI의 멍청함도 중간중간 있지만 잠입과 난사전이 적절한 난이도로 적절하게 조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콘솔로 FPS를 할 경우 패드로 컨트롤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도와주기 위해 자동 조준에 대한 설정도 세세하게 가능합니다.

세세하게 조준 보정을 할 수 있다.
세세하게 조준 보정을 할 수 있다.

2033과 라스트라이트 모두 게임 내에 수집요소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수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다이어리’인데요. 이 다이어리가 좀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필드나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얻을 수 있는 수집품인데, 모든 내용이 아티욤이 서술한 내용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숨겨진 방에 들어가서 일기를 찾았는데 내가 쓴 것?

2033, Last Light; 수집요소인 다이어리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2033, Last Light; 수집요소인 다이어리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이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됩니다. 차라리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배경스토리를 알 수 있게끔 도와주는 음성일지, Voxophone과 같은 수집품이 더 낫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사실 전 이런 수집품으로 배경 설명하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Bioshock; 게임 내 여러 정보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오디오 다이어리
Bioshock; 게임 내 여러 정보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오디오 다이어리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 놓고도 위와 같은 세세한 아쉬움으로 그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것들은 몇가지 더 있습니다.

제가 느낀 가장 큰 아쉬움은 아티욤과 게임 내 NPC와의 인터랙션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티욤이 다가가면 간단한 말을 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것이 RPG처럼 그 NPC에게 말을 걸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나오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멍하니 서 있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라리 확실하게 아티욤과의 인터렉션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ast Light; 이런 선택지들이 나올 경우 선포인트가 쌓일 수 있는 기회다.
Last Light; 인터렉션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인터렉션이 나올 경우는 대부분 선 카르마를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다던지 선행을 베푼다던지 하면 화면이 하얗게 잠시 번쩍하면서 선 카르마를 쌓을 수 있습니다. 선 카르마를 일정 수치 이상 쌓으면 숨겨진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만, 선 카르마가 얼마나 쌓였는지는 게임 내에서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편한대로 게임을 진행하고, 다른 엔딩을 유투브 등으로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Guitar
2033; 기타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선 카르마가 쌓이기도 한다.

핵전쟁 이후의 매트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세력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이 그저 일자 진행형의 FPS라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폴아웃 시리즈 처럼 오픈월드식의 구성이 되어서 플레이어가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면, 이 게임의 매력이 더욱 살아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Last Light; 낚시하고 있는 가족, 아이 성우의 연기력은 정말 끔찍하다.
Last Light; 낚시하고 있는 가족, 여담이지만 전반적으로 아이 성우의 연기력은 정말 끔찍하다.
라스트라이트; 게임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
Last Light; 게임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
Dancing
Last Light; 나름의 서비스 신

이런 저런 아쉬움들이 있긴 하지만 매트로 리덕스는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FPS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세계를 확장해서 RPG나 파크라이 같은 형식으로 나오면 더욱 더 매력적일, 앞으로가 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니 한번쯤은 플레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앵그리죠의 리뷰를 첨부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플레이해본 입장에서 많은 부분이 공감되거든요.)

 

Notes:

  1. 엔하위키 미러, 포스트 아포칼립스 의 어원 중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