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th] Akai Rhythm Wolf

Korg의 Volca Beats(이하 “볼카 비트”)를 통해 아날로그 드럼머신에 입문하고 난 뒤 볼카 비트를 만지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은 “조금 더 (라이브가 가능한) 제대로 된 드럼머신을 하나 갖고 싶다.” 였습니다.

볼카 비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조그마한 사이즈에서 오는 조작의 불편함과 작은 소리 출력 등의 불편함이 라이브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떨어지게 만들고 제품 자체가 steady한 느낌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좀 더 안정감 있는 드럼 머신을 하나쯤은 갖고 싶었습니다.

참고: Korg Volca Series 리뷰

그 유명한 Roland의 808이나 909는 매물이나 가격면에서 꿈도 꾸지 않았고,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이는 Elektron사의 드럼머신들이나 Teenager Engineering OP-1 같은 악기들도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기 때문에 선뜻 구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Elektron 중에 그나마 싼 모델..
Elektron 중에 그나마 싼 모델..
예쁘고 활용도가 높지만 부품을 마치 DLC처럼 파는 OP-1, 아날로그도 아닌 듯 싶다.
예쁘고 활용도가 높지만 부품을 마치 DLC처럼 파는 OP-1, full 아날로그도 아닌 듯 싶다.

이런 상황에서 Akai 사에서 공개한 Rhythm Wolf(이하 “아카이 리듬울프”) 는 저에겐 최적의 대안으로 보여졌습니다. 드럼머신 + 베이스 임에도  $199 밖에 하지 않는 가격은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 저 역시 이 제품에 대해 기대를 엄청나게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매를 하고 나니 사람들의 반응이 별로 없었습니다. 정보 자체가 많이 없었고, 유투브에서 사운드 데모를 봐도 리플에서 호평과 혹평이 갈렸습니다. 그리고 유투브 음악 정보 업체 채널 등 에서 제공하는 리뷰 영상마다도 소리의 질감이 어떤 영상은 좋게, 어떤 영상은 나쁘게 느껴져서 구매하는데 고민을 조금 하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마음은 먹었으니 구매해봐야겠다 싶어서 질렀습니다. 드럼 머신이나 아날로그 신디에 대한 지식이 깊지는 않아서 엄청 심도있는 리뷰는 좀 힘들지만 제가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사운드 테스트들도 자세히 하면 좋겠지만 영상 촬영, 녹음, 편집 등의 어려움이 있어서 일단은 텍스트 위주의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유투브에 데모 영상들을 참고하시면 확실한 사운드를 알 수 있을 겁니다. (무책임)

제가 가지고 있는 드럼머신이 볼카 비트밖에 없고, 가격대도 유사한 제품이기 때문에 아마 리뷰에서 볼카 시리즈와의 비교 언급이 많이 될테니 참고하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리듬 울프를 사용해보고 한 문장으로 이 제품을 정의해 보자면, “드럼머신으로서는 있을 것은 다 있지만, 있을만한 것만 있다.”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느꼈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1> 제품 확인의 중요성

제품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하기 전에, 어떤 악기던지 신품 구매하시면 꼭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노브는 잘 돌아가는지, 전구는 다 들어오는지, 버튼은 다 잘 눌리는지 등등… 저 같은 경우는 스텝시퀀서의 11번 스텝 전구에 이상이 있었는데, 이걸 구매하고 10일이 지나서 알아서 신품 교환을 못받고 수리를 받았습니다.ㅜ

꼭 확인하세요.

rhythmWolf_Top

2> 악기 빌드 및 전반적인 기능

먼저 외관은 매우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제 구매의도(좀 더 안정적인 느낌의 드럼머신)에 비추어봤을때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좋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빌드 자체는 저렴한 느낌은 아니었고, 크기도 꽤 큽니다.

패드나 노브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느낌과 다르지 않은데 스텝시퀀서는 생각했던 느낌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패드와 비슷한 재질일 줄 알았는데, 좀 더 오락기의 플라스틱 버튼 같이 통통 튀는 느낌입니다. 플라스틱 버튼이고 아래 스프링이 있는 것 같네요. 딸깍딸깍 하는 느낌으로 누를 수 있습니다. 16개의 스텝을 한번에 피아노 글리산도 하듯이 훑으면서 껐다 켰다 하는 데도 문제가 없습니다.

스텝시퀀서에는 베이스를 위해서 피아노 스케일이 적용되어있는데 맨 처음이 C0에서 시작해서 반음씩 되어있고, 피아노의 건반과 동일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볼카 베이스가 요상하게 스케일이 구성되어있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훨씬 유저편의성이 높은 구성입니다.

korgvolcabassfront.jpg
스케일을 왜 저렇게 구성해서 혼동을 주었는지….

노브는 큼직해서 좋고, 돌아가는 느낌도 좋지만 인디케이터의 색이 노브 몸통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고 약간 뾰족하게 나온 것이 전부라 아쉽습니다. 볼카 시리즈 노브의 아쉬움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가시성을 위해 색 정도는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microbrute-image
노브 인디케이터가 이 정도만 되었어도…

출력에서는 베이스와 드럼 출력을 각기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메인 아웃으로만 출력했을때와 베이스/메인을 나누어서 출력 했을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종의 내장 오버드라이브인 Howl을 드럼&베이스에 함께 적용 / 드럼에만 적용할 것인지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Howl을 왜 드럼에만 적용 or 드럼&베이스 함께 적용 이렇게 밖에 선택하지 못하는지 아쉽습니다. 베이스에만 Howl을 걸고 싶을 때가 있을 수 있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든요. 뭐 사실 그렇게 따지면 Kick, Snare 등등에 하나씩 Howl을 걸지 못하는 것 역시 아쉽긴 합니다.

참고로 메뉴얼 상 출력 스펙은 메인 1/4″ TRS, 베이스 1/4″ TS로 기록되어있는데, 메뉴얼 내에서도 베이스는 TS 언밸런스드보다 TRS 밸런스드로 연결하라고 되어있으니 제품구매시 케이블도 함께사실 생각이시라면 참고하세요.

위에서 말한 것들 외에도 리듬 울프의 전반적인 기능상 몇몇 디테일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1. 스텝편집 모드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패드를 터치해서 소리를 내야합니다. 볼카 비트 같은 경우는 편집하려는 사운드로 가기 위해서 터치를 해서 해당 사운드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스텝 모드 -> 방향키로 스텝 편집을 원하는 사운드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리듬 울프는 그게 안되서 항상 편집을 위해 패드를 터치해야되기 때문에 라이브 시에 사운드가 섞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스텝편집 모드에서 첫번째 스텝이 켜졌는지 꺼졌는지 확인이 어렵습니다.(정지상태에서만 해당) 플레이하지 않고 있을 경우에는 항상 1번째 스텝에 파란불이 켜져있는데 이 때문에 첫번째 스텝이 활성화 되어있는지 아닌지를 구분 불가합니다. 벨로시티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확실히 확인가능한데 조금 귀찮은 문제입니다.

3. 사운드별 뮤트는 뮤트 버튼을 누르고 패드를 한 번 누르는 것으로 계속 적용이 가능하지만 솔로는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뮤트기능은 On/Off Toggle이 가능하고 솔로 기능은 누르고 있을 때만 활성화 된다는 것입니다. 솔로 기능 역시 On/Off Toggle 가능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디테일의 아쉬움들이 리듬 울프를 라이브에 직접사용하기에 조금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3> 사운드

1. 킥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운드일 것 같습니다. 유투브에서도 외국 유저들의 리플이 킥소리는 정말 별로다라는 평가가 많더군요. 저는 이상하게 구입후 테스트 하면서 다른 파트에 비해서 볼륨이 작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국제미디에 킥 볼륨에 대해서 문의를 했는데, 아래와 같은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저희도 처음 테스트했을 때 킥 볼륨에 대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녹음하면서 테스트해본 결과 출력 레벨 자체는 다른 음색에 비해 낮지 않았습니다. 다만 킥 주파수 대역이 꽤 낮게 설계되어 있어서 스피커에 따라 체감 볼륨의 차이가 꽤 났었습니다. 악기나 녹음된 음원을 다른 모니터링 기기로 들으면 또 다르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킥주파수 대역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비교대상은 리듬울프 킥, 808&909 킥 샘플, 볼카 비트 킥입니다.

(1) 리듬울프
Rhythmwolf KIck
Tune 12시 / Attack 12시 / Decay 8시

리듬울프 킥 사운드의 경우 가장 특색이 도드라지는 주파수가 50Hz 이하로 형성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0Hz 이상의 사운드가 적은 것은 Attack 이 12시로 되어있어서 그런 것인데요. Attack을 최대로 올리면 100Hz 이상의 소리가 추가되면서 소리가 좀 더 두꺼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808
808 Kick
Maschine 2 라이브러리의 808Kick1 샘플

808의 경우 샘플 사운드이기 때문에 Attack이나 Decay가 어느 정도로 셋팅되어있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특색이 도드라지는 주파수만 집중해서 보자면 리듬울프와는 다르게 50Hz 이상으로 형성되어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3) 909
909
Maschine 2 라이브러리의 909 Kick 1 샘플

소리 특색의 차이는 909 샘플과 비교해보면 더욱 확실합니다.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면 808 킥이나 리듬 울프의 킥소리보다 909 킥이 좀 더 날카롭고 선명하게 들리는데 주파수를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죠.

(4) Volca Beats
Volca Beats Not compressed
Click & Pitch 12시 / Decay 8시 가량
Volca Beats Compressed
믹서 자체 컴프레서 적용한 후의 주파수

눈물의 볼카 비트.ㅜㅜㅜ 기본 출력이 너무 약합니다. 그래서 믹서 내에 있는 컴프레서로 일단 컴프레싱을 했습니다. 볼카 비트 킥 역시 808킥과 비슷하게 50Hz 주변에 형성되어있네요. 또다른 특성으로는 100Hz 가 움푹 파인 점입니다.

국제미디의 답변처럼 확실히 킥 주파수가 낮기 때문에 소리가 힘이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레코딩시에는 EQ나 컴프레서 조정을 통해 보정이 가능하겠지만 라이브시에는 조금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owl 노브를 올리면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힘이 생기긴 하지만 킥 말고 다른 사운드에도 오버드라이브가 걸리기 때문에 이를 생각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2. 스네어

스네어 소리는 Fat하거나 힘 있는 소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들으면 약간 퍼커션 같은 느낌도 납니다. 킥의 주파수가 낮고 스네어 소리도 힘찬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박력있는 소리를 가진 드럼머신을 원한다면 리듬 울프를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구매시에 점원 분과 이야기 할 때도 힙합이나 트랩 장르에 어울릴 법한 소리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네어는 Tune, Noise, Decay 를 조절할 수 있는데 Noise 쪽이 좀 애매합니다. 사실 저는 이 노이즈를 온전한 하나의 파라미터로 넣어놓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노이즈를 많이 넣지 않거나 많이 넣더라도 Decay를 짧게하면 특색있는 소리가 되어서 좋긴 합니다만,  노이즈를 넣은 상태에서 Decay가 길어지면 굉장히 거슬리는 소리가 납니다.

Noise를 넣는 것은 좋습니다만 이렇게 메인보다는 서브 파라메터 정도로 하고 다른 파라메터를 조절할 수 있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3. 퍼커션

개인적으로 소리가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입니다. 소리가 깔끔하고, 퍼커션으로서의 특색이 잘 드러나서 좋습니다. 다만 퍼커션 역시 스네어와 마찬가지로 노이즈 보다는 다른 패러미터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노이즈는 서브로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구요.

퍼커션 파트의 노이즈 문제는 또 있는데 퍼커션 노이즈 노브를 높이면 높일 수록 출력에서 화이트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헤드폰으로 들으니 퍼커션이 플레이되고있는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노이즈가 발생하더군요. 이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4. 하이햇

퍼커션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듭니다. 다만,  파라메터 조절할 수 있는 공간도 조금 남는데 조절 가능한 패러미터 좀 한두개 더 만들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베이스

베이스도 괜찮은 편입니다.  tie, 벨로시티 등 스텝시퀀서 베이스 신디사이저를 접하는데 있어서 있을 것은 다 있고, 연주하기도 볼카 베이스보다 편합니다. 물론 단독 악기로 나온 볼카베이스와 비교하면 사운드 에디팅의 다양성은 볼카 베이스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베이스로서 기본적인 것은 다 할 수 있습니다.

레코딩 스텝 모드에서는 해당 스텝 버튼을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메인 노브를 돌려서 음정 조절을 할 수 있고, 라이브 레코딩 모드에서는 키보드를 직접 연주하면 자동으로 퀀타이즈 되어서 저장됩니다. 다만 Tie 까지는 라이브로 레코딩 되지 않더군요. Tie는 직접 입력해주어야합니다.

4> 총평

제품 리뷰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리듬 울프는 드럼머신으로서 있을 것은 다 있지만, 정말 있어야 할 것들만 있는 제품입니다. 매우 기본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고, 기본적인 편집이 가능합니다. 다양한 기능이 없는게 아쉽긴 합니다만 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드럼 머신 및 베이스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볼카 비트와 베이스를 동시에 사는 것보다 저렴합니다. 그리고 메뉴 다이빙 같은 것도 거의 없고 볼카 시리즈보다 조작하기가 편합니다. 스텝도 16개 저장가능한데 A/B로 나뉘어져있고 Fill 기능도 있습니다. 드럼머신으로서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사운드 적인 측면에서도 처음에는 좀 더 파워있는 드럼을 기대해서인지 조금 실망하였습니다만 계속 들을 수록 괜찮다는 느낌입니다. 조금 가벼운 느낌의 아날로그 드럼머신이 필요한 음악을 위해서라면 리듬 울프는 좋은 악기입니다.  사운드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약간의 이펙팅과 조화시켜서 보강한다면 라이브 및 레코딩에서 훌륭히 제 몫을 해낼만한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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