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Begin Again : 세련된 영화의 슬픔

굉장히 뒤늦게 2014년 가장 유명했던(?) 음악 영화를 봤다. 작년 한창 애덤 리바인이 부른 Lost Stars가 거리에서 울려퍼질 때 그 노래를 들으면서 했던 생각이 있다. 굉장히 잘빠진 노래. 굉장히 중독성 있고 잘 빠진, 세련된 그 노래는 애덤 리바인의 초고음(모기) 창법과 어우러져서 후렴구 한 번 들으면 바로 머리에 각인될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였다.

한편으로 나는 Lost Stars 를 들으며 너무 잘빠지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너무 세련된 노래가 주는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 그 세련됨이 영화에서도 이어질 것 같은 불안이었다.

사실 Begin Again(이하 ‘비긴 어게인’)을 이야기하면서 감독의 전작인 Once(이하 ‘원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는 없다. 나는 Falling Slowly로 대표되는 그 영화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 조금은 뿌연듯한 화면의 느낌, 어설픈 다큐멘터리인지 영화인지 알 수 없는 느낌, 조금은 매끄럽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까지. 세련되지 않고 어딘가 투박하고 날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그 영화가 나는 좋았다.

비긴 어게인엔 그런 요소들이 없다. 화면은 깨끗하고, 영화로서의 영상미도 나아보이고, 연기자들 역시 베테랑 연기자들이다. 어찌보면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어쩐지 영화속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매끄럽게만 지나가고 아름답게만 보인다. 어떤 감정적 공감이 이루어지질 않는다. 마치 동화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애덤 리바인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별하는 장면이 가장 판타지가 극대화 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애덤 리바인이 외부에 나갔다가 작곡한 노래를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들려주는데 노래가 진행될 수록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애덤 리바인에게 불꽃 싸대기를 날리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음악이 갖는 어떤 상징성을 너무 신화적으로 포장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마크 러팔로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스플리터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뉴욕시티를 떠돌아 다니는 장면도 아름답긴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클럽에가서 이어폰 들으면서 춤추는 장면은 좋았다. 사실 가장 큰 위화감과 촌극은 극 중 프로듀서로서 엄청난 연륜을 가진 마크 러팔로가 자기 딸 기타 잘 친다고 칭찬하면서 난리난리 난 것이겠지만..)

어찌보면, 원스에서는 뮤지션의 입장에서 영화가 만들어진 느낌이고 비긴 어게인은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영화가 만들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주인공이 인디 가수 / 몰락한 프로듀서 이렇게 직접적으로나뉘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비긴 어게인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의미있는 장면은 처음에 마크 버팔로가 키이라 나이틀리를 발견하고 상상 속에서 편곡을 하는 장면일 것이다. (감독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 scene만 세 번 반복했으니…) 처음에 그 장면을 보고 그런 장면들이 영화 내내 나오길 바랬으나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안타깝다.

한줄결론> Once : Begin Again = The Frames : Maroon5

 

마지막 첨부는 원스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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