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버드맨 :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를 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커다랗고 빠른 물체를 처음 올라타면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눈 앞에서 휙휙 지나가는 풍경들을 감상한다던지, 탑승객들을 찍는 카메라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다던지 하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어지간히 많이 타보지 않고는 해보기 힘든 일이다.

가능합니까?
가능합니까?

(이미지출처)

버드맨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시작부터 난무하는 원테이크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보통의 영화에서는 몇 개의 씬에서만 사용하는 원테이크를 버드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눈앞에 계속 쏟아낸다. 어디서 호흡을 끝내고 잠시 쉬어가야할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는다. 만약 영화와 관객 사이에 기싸움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면 버드맨과의 기싸움에서 관객이 이기기는 쉽지 않다.

워낙 원테이크가 난무하니 바로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조차 가늠할 수 없고, 쉽사리 결말을 예측할 수도 없다. 관객은 계속 긴장한 상태로 영화가 제공하는 정보만을 그때 그때 처리하기에 정신이 없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처음 탄 것 처럼.

잘 믹싱(mixing) 된 리얼드럼 사운드는 이런 긴장감을 배가시킨다.(그러므로 사운드가 좋은 영화관에서 관람하길 추천한다.) 패닝(panning)된 스테레오로 좌우에서 때려대는 킥, 스네어, 하이햇 사운드는 처음에는 조금 귀에 거슬리지만 차차 익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소리가 주는 긴장감만큼은 소리에 익숙해지는 것과 별개로 계속 유지된다.

가끔씩 씬에 배경음악의 비트와 함께 실제로 등장하는 드럼은 이 영화가 물랑루즈 같은 뮤지컬 영화 혹은 극 중의 주요 무대인 연극 무대 위가 아닐까 하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리건(마이클 키튼)과 마이크(에드워드 노튼)가 드럼 비트에 맞추어 랩 하듯이 말싸움하는 장면. 배우들의 대사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들으면 운율을 바로 알 수 있게끔 잘 만들어져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여담으로 영화 내내 나오는 샘(엠마 스톤)의 목소리도 굉장히 좋다) 영화는 원테이크와 드럼이 어우러져 마치 연극 안의 연극 같은 느낌도 준다.

엠마스톤 목소리 좋음.ㅜㅜㅜ
엠마스톤 목소리 좋음.ㅜㅜㅜ

(이미지출처)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나 주제의식? 그건 잘 모르겠다. 앞서 말했듯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그런 것들에 신경쓰기 힘드니까. 하지만 영화의 모든 것들은 잘 어우러져서 아주 잘 만든 하나의 롤러코스터로 완성되었다. 한번 타고나니 부족함도 느껴지지 않고 과함도 느껴지지 않는 그런 훌륭한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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