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Rudimental

과거 gigguide 글이 내려가서 다시 올립니다


Rudimental :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Rudimental(이하 ‘루디멘탈’)의 첫 싱글은 2012년 1월에 발매된 Spoon이다. 이 곡은 몇 메이저 라디오 방송에서 전파를 탄 것 외에는 특별한 반향없이 차트에 진입하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 해 5월 John Newman이 피처링한 Feel the Love를 발표하면서 이 싱글은 UK Single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그들의 레이블인 Asylum Record에 속해 있는 아티스트를 통틀어 레이블 역사 상 첫 차트 1위라는 점에서 레이블과 루디멘탈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왼쪽부터 Amir Amor, Piers Agget, Leon Rolle(Aka DJ Locksmith), Kesi Dryden
왼쪽부터 Amir Amor, Piers Agget, Leon Rolle(Aka DJ Locksmith), Kesi Dryden

Feel the Love의 성공에 힘입어 그 이후 발표한 Not Giving In 과 Waiting All Night 역시 UK Single 및 Dance 차트 1위를 하는 등 성공을 이어 갔다. 위 세 곡들은 루디멘탈이라는 그룹이 들려주는 음악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빠른 드럼 비트를 기반으로 한 반복적인 멜로디와 가사의 훅, 오르간 및 EP(Electric Piano), 신스패드, 브라스 소리가 그것인데, 이는 루디멘탈의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중독성 있게 작용한다. 그들의 노래를 한 번 듣고 나면 그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들의 음악은 질주, 역동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들은 레코딩된 음악을 통해 그 에너지를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적절하게 보여주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Feel the Love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말들이 거리를 질주하고, Not Giving In 에서는 강렬한 B-Boying이 노래와 함께 화면에 가득차며, Waiting All Night 에서는 BMX의 화려한 무브먼트를 보여줌으로서 그들이 가진 역동성을 공감각적으로 보여주였다.

[형과 동생의 어긋난 운명을 그려 화제가 되었던 Not Giving In]

[실제 BMX 챔피언인 Kurt Yaeger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Waiting All Night, Fake 다큐멘터리와 유사한 느낌으로 YouTube 조회 1억뷰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앨범 [Home] 을 듣다보면 루디멘탈이 단순히 빠르게 몰아치는 음악만을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빠른 드럼 비트와 베이스 리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Drum & Bass(DnB) 장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들은 단순히 DnB 장르로 루디멘탈의 음악을 규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루디멘탈은 소울, R&B, 팝 등 과의 융합을 통해 그루비한 음악 역시 들려주고 있고, 그들의 첫 싱글 Spoon 이나 Baby, Solo 같은 곡들이 이런 맥락에 있는 곡들이다.

우리는 세상에 우리가 그저 Drum & Bass 콰르텟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는 밴드고 모두 악기를 연주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음악을 직접 창조하고, 가사를 쓰고, 믹싱하고 마스터링합니다. 우리는 루디멘탈의 메세지가 무엇인지 세상에 확실히 보여주고 싶습니다. 1

[그루비한 느낌이 강한 트랙 Baby]

그들이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아티스트들은 Michael Jackson이나 James Brown, Marvin Gaye, Otis Redding, Parliament-Funkadelic 등이 있다. 이들의 이름을 듣고 루디멘탈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그들이 추구한다고 말하는 소울뮤직과 댄스뮤직의 결합, 라이브 댄스뮤직이 어떤 스타일인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최근 라이브 셋리스트를 보면 자신들의 곡만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타 아티스트의 곡들을 커버하여 공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루디멜탈의 정규앨범이 아직 1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공연 레파토리를 늘리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융합을 보여주길 원하는 그들의 정체성을 위한 선택이기도 할 것이다. 그들이 커버하는 대상은 Bob Marley, Earth Wind & Fire, The Fifth Demension 등이 있으며, 이 리스트를 통해 그들이 말했던 소울뮤직과 댄스뮤직의 결합에 대한 그들의 욕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Set List
가장 최근의 Set List

그들은 Massive Attack을 언급하며 앞으로 루디멘탈이 추구하는 음악적 행보가 Massive Attack과 맞닿아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Massive Attack처럼 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특별한 사운드를 지닌 고전적인(classic) 앨범을 가졌지만 특정한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그런 팀말이죠. 2

Massive Attack 과 루디멘탈의 음악적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전자음악기반, 객원보컬의 활용, 실제 악기들을 활용한 라이브 등 유사점이 꽤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루디멘탈이 단순히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을 라이브로 재현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Massive Attack 처럼 되길 원한다는 그들의 말이 그저 공허한 다짐이 아님을 보여준다.

[Massive Attack – Angel]

이번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라인업 중 루디멘탈의 이름 옆에 새겨진 Live라는 글자가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대된다. 그들은 자신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기 위해 많은 세션을 고용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실제로 라이브 무대에서 DJ Locksmith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멤버가 악기를 연주하고, 싱어가 3~4명씩 있으며 드러머, 브라스 등 많은 세션들이 그들의 음악을 보다 완성도 있는 라이브로 들려주기 위해 무대에서 바쁘게, 그리고 신나게 움직인다. 이런 그들의 노력은 그들의 음악이 가진 역동성을 레코딩에서 뮤직비디오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라이브 무대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라이브에서 특히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멤버 중 Amir Amor다. 현재 4명의 팀 멤버중 가장 팀에 나중에 합류한 그는 기타, 키보드, 일렉트릭 퍼켜션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면서 곡 마다 비중있는 역할을 하며, 특정 라이브에서는 기타와 토크박스를 연결해서 노래에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이런 시도는 레코딩과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여 관객들이 라이브를 보는 재미를 더욱 끌어올린다.

악기의 소리를 사람이 내는 목소리처럼 바꾸기 위해 사용되는 Talkbox
악기의 소리를 사람이 내는 목소리처럼 바꾸기 위해 사용되는 Talkbox

하지만, 그들의 라이브에 있어서 우려되는 점도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루디멘탈의 노래가 가진 구조적인 것인데, 그들 노래의 힘이 보컬의 Hook 멜로디에 너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루디멘탈의 노래들이 특별한 가사나 변칙적인 구조, 독특한 사운드 질감 등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멜로디와 배경 사운드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은 그들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 가능하다.

실제로 Feel the Love의 핵심 파트의 가사는 “You know I said it true, I can feel the love can you feel it too. I can feel it ah-ah, I can feel it ah-ah”인데 이 멜로디와 가사가 곡 전체에서 8번 반복된다. 나머지 파트들도 이 가사와 멜로디에서 크게 바뀌지 않고 조금씩 변주되기만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4분가량의 노래가 하나의 가사와 멜로디에서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이 계속 반복된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히트곡인 Not Giving In과 Waiting All Night 역시 이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반복적이고 쉬운 가사와 멜로디가 락페스티벌 등 큰 야외무대에서 관객들의 호응과 떼창을 유도하는데에 있어서 굉장히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한다. 하지만 과도할 정도로 반복되는 이런 Hook이 관객에게 끝까지 인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

또한 곡마다 다른 객원보컬을 활용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곡 분위기의 문제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Hook 부분의 멜로디가 굉장히 강조되는 곡의 특성상 보컬이 부각될 수 밖에 없는데 해당 투어에 참여한 보컬의 컨디션이나 스타일에 따라 관객들이 원래 루디멘탈의 노래에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무대에 멤버와 연주자들이 많은 것 역시 라이브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집중력을 보여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영상으로 본 그들의 라이브는 신나긴 하지만 조금은 정신없는 느낌을 동시에 주기 때문. 게다가 멤버 중 DJ Locksmith는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하지 않고 그저 뛰어다니며 추임새를 넣고 곡 중간중간에 멘트만 하는데 이런 식의 무대 구성이 관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라이브 영상에 달린 댓글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DJ Locksmith 보고 “무대에서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뱁새처럼 뛰어다니는 저 사람은 누구야?”라고 (진지하게) 물어본 댓글이었다.

루디멘탈은 앨범을 발표한 2012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라이브무대를 선보여왔기 때문에 위의 우려들은 그저 기우에 불과할 수 있다. 이제 2015년 여름, 그들의 강렬한 에너지가 공연 내내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을지 확인해 볼 기회가 왔다.

사실, 2015년 1월 예정이었던 현대카드 5 Nights 중 루디멘탈의 공연이 이유를 밝힐 수 없는 아티스트의 사정으로 하루전에 갑자기 취소 되었기 때문에 한국의 팬들은 이들의 라이브를 경험할 기회를 이미 한 번 잃었다. 그 때문에 일부 팬들에게 많은 원망을 받고 있을 그들. 이번 무대를 통해 이 불명예를 회복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6. culture17_15Nights_04

[라이브 예습용으로 가장 적절한 영상]

Notes:

  1. http://www.wow247.co.uk/blog/2013/09/25/rudimental-interview-68344/
  2. http://www.telegraph.co.uk/culture/music/rockandpopmusic/9678787/New-Faces-Rudiment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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