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5.4.8. Praha_Day 1

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꼭 가봐야할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 프라하는 생각보다 별로라고 느껴졌다. 거리의 건물들은 꽤나 아름답지만 베를린이나 폴란드와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쉽게 익숙해졌다. 관광객들로 가득찬 거리는 크라쿠프와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생활과는 동떨어진 하나의 동화 혹은 환상 속 세계(아름다움을 비유하는 것은 아니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날씨가 따뜻하고 해가 쨍하고 빛났다면 좀 더 좋았을 수 있겠지만 춥고 어두운 날씨는 프라하에 대한 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구시가지 쪽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다 거기가 거기인 것 처럼 느껴지고 너무 관광지 느낌이 물씬나서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다리도 아파오고 야간열차에서의 여독이 있는지 피곤하기도 해서 2시쯤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 하고 2시간 정도 잠을 청했다. 프라하에서 유명한 장소가 어디일까 싶어서 구글에 ‘hip place in prague’라고 검색해서 알아낸 곳이 zizkov(지슈코브). 어차피 잃을 것은 없으니 일단 가봤다. 가보니 hip place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 사는 동네 같이 보였다. 프라하 구 시가지 내의 건물들처럼 옛스럽고 아름다운 건물들은 아니었고, 폴란드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건물들이었다.

돌아다녀보니 크라쿠프와 프라하 모두 쇼핑하기 좋은 도시는 아닌 듯 싶었다. 베를린과 비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두 도시 다 세련되었다거나 좋은 로컬샵이 있지는 않았다. 베를린에서는 들어가는 가게들 마다 사고 싶은 것들이 적어도 한두개는 있었지만, 크라쿠프와 프라하에서는 그런 것이 거의 없어서 슬펐다.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두 도시는 아무래도 ‘관광’ 목적이 매우 강한 도시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원하는 정보나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니까.

지슈코브에서 대충 둘러보다가 별로 관심가는 것이 없어서 다시 구시가지 내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나서 시간이 남길래 내일 가보려 했던 카를교 근처를 미리 가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저녁의 프라하는 낮의 프라하보다 훨씬 좋았다. 사람들이 좀 적어서 너무 복잡하거나 시끄럽지 않았고 도시 자체의 분위기가 훨씬 정돈된 느낌이었다. 낮에 실망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특히 강건너편의 북쪽지역은 훨씬 좋았다. 저녁에 찾은 존 레논 벽은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의 느낌이었고, 존레논 벽 자체보다 그 근처 지역 골목을 조용한 저녁에 걷는 느낌이 좋았다.

낮에 갔던 무하(Mucha, 현지인들은 ‘무차’ 라고 발음하더라) 박물관은 사실 박물관으로서 크게 마음에 들진 않았다. 한 작가의 전문박물관이라고 이름 붙인 것에 비해서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았고, 조명 등 관리도 좀 잘 안되어있기도 했다. 또 개인적인 취향으로 무하 작품은 아름답고 디테일이 엄청 들어간 작품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을 느끼기엔 힘들어서 그리 마음에 들지만은 않았다.

이야기 듣기로는 무하의 말년 작업인 Epic Slav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내일 박물관에 가서 본 다음에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