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5.4.15. Barcelona_Day 4

아침을 오렌지 비슷한 과일과 커피로 시작했다. 어제와 그제 아침은 딸기에 생크림을 얹어서 먹었다. 숙소에는 널찍한 테라스가 있는데, 거기서 커피와 과일을 먹으며 아침을 시작하니 이것이 유러피언 라이프인가 싶었다. 첫 날 이야기를 하다가 Martina가 마지막 날 저녁은 자기가 준비할테니 같이 먹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었는데,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저녁에 돌아올 시간을 정하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 가려고 한 곳은 몬주익 언덕과 어제 못 간 MACBA 였는데, 몬주익 언덕을 먼저 갈까 MACBA를 먼저 갈까 계속 고민하다가 지하철을 타고 나서야 MACBA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면 몬주익 언덕에서 더 여유를 부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였다.

MACBA 내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은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전시가 많지는 않았고, 브로셔의 설명이 너무 길어서 집중해서 읽기가 힘들었다.(영어 독해 능력ㅜㅜ) 나는 좀 더 직관적이고 바로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이 좋았다.

중간에 한국 아티스트 작품이 있었다. 지나가다 한글이 갑자기 나와서 깜놀하고 쳐다보았다. 사실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영상물’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으로 봤다. 아티스트는 ‘정금형’ 이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는 작가였다.

[허핑턴포스트: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에 정금형]

MACBA 건물 밖에는 키스 해링의 그림이 벽에 그려져있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MACBA 바로 앞의 광장에서 많은 스케이터들이 보드를 타고 있었다는 점. 박물관 앞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이 제지할 법도 한데 완전히 개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제 해변에서 처럼 그들이 내는 소리와 에너지가 좋았다. 집에 크루저보드가 있고 이를 가끔씩 타긴 하지만 스케이트보드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보고 나니 크루저보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 즈음부터 아마 스케이트보드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MACBA!!
MACBA!!

몬주익언덕으로 가는 케이블카는 편도 7.8유로였는데 가는 거리를 생각하면 비싸게 느껴졌다. 스페인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던데, 왠지 관광객들에게서 최대한 돈을 뽑아내려고 입장료를 자꾸 올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들어 착잡했다. (둘째날 가지 못한 까사 바요트의 입장료가 20유로였는데, 이는 내가 여행오기 전에 여행 책 등에서 확인했던 입장료보다 오른 금액이었다.)

몬주익 성을 보지는 않았고 공원 등을 거닐며 내려왔다. 후안 미로 박물관 등을 가기에 앞서 간단하게 밥을 먹기 위해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푸드 트럭이 있어서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팔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일반적인 가게들 보단 약간 가격이 비쌌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샌드위치는 올라오기 전에 상점에서 사서 챙겨왔다. 살라미가 들어간 거대한 바게뜨 샌드위치. 커피는 푸드 트럭에서 산다음 벤치에서 맛깔나게 먹기 시작했다. 샌드위치를 1/3 정도 먹었을 무렵 갑자기 한 남자가 다가와서 그 샌드위치 혹시 여기 푸드 트럭에서 산 거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아래 마을에서 사서 가지고 올라왔다고 하니 “Yeah, It’s too big.”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고 내려갔다. 그 푸드트럭 앞에서 계속 그 샌드위치를 먹으면 사람들이 또 오해할 것 같기도 해서 약간 서둘러 샌드위치를 다 먹었다.

몬주익언덕의 분위기는 대략 이러하다.
몬주익언덕의 분위기는 대략 이러하다.

후안 미로 박물관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Martina가 정말 좋은 박물관이라고 추천한 이유가 있었다. 후안 미로의 상설 전시 뿐만이 아니라 기획 전시도 같이 열리고 있었다. 기획 전시는 유럽 작가들이 ‘유럽’이라는 주제로 만든 여러 종류의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유럽이라는 존재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작가들의 작품에서 EU가 가진 불안정함과 현재 유럽의 좋지 않은 상황들에 대한 여러 이미지를 보니까 무조건 환상을 가질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도 들고…

Propethia
Prophetia

상설 전시되어있는 작품들도 페인팅, 설치미술 등 다양하게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어제 갔던 피카소 박물관보다 훨씬 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후안미로 박물관에서도 셀카는 멈추지 않는다.
후안미로 박물관에서도 셀카는 멈추지 않는다.

이래저래 돌아다니다보니 얼추 저녁 약속 시간이 되어서 숙소로 돌아갔다. Martina는 “또르띠아 데 파사”(명칭이 맞나 모르겠다…)라는 것을 만들어 주겠다며 아주 간단하다고 요리법을 가르쳐 주겠다고도 했다. 그 레시피 대공개!

  1. 양파 반개~1개를 큐브모양으로 썰고
  2. 감자(큰 것 2개 혹은 작은 것 4~5개)를 얇게 잘라내고
  3. 올리브오일에 양파와 감자를 굽는다.
  4. 다른 그릇에 계란 4개를 풀어서 소금을 넣고 포크로 저어서 섞는다.
  5. 양파와 감자가 얼추 구워지면 이 재료들 위에 섞은 계란을 붓는다.
  6. 계란의 겉이 바삭해질 때까지 굽다가
  7. 바삭해지면 그릇같은 것을 대고 뒤집은 다음 반대면을 다시 굽는다.
  8. 다 구우면 먹는다.

약간 짜긴 했지만 맛이 꽤 괜찮았고 간단한 음식이라 해먹기 좋을 것 같았다. 이 요리와 샐러드, 와인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서로 사진을 찍고 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가지고 갔던 책갈피 2개를 주었는데, Martina가 너무 좋아하며 자기는 용 모양이 좋다면서 용모양을 갖고 나머지 하나는 친구를 주어도 좋겠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훈훈한 마무리를 하고 짐 정리 후에 잠에 들었다.

Martina와 서로의 사진을 찍었다.
Martina와 서로의 사진을 찍었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