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5.4.17. Paris_Day 2

피곤이 계속 쌓여간다는게 느껴졌다. 어제 약간 늦게 자긴 했지만 아침에 계속 잠에 허덕이고 일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어제 렌즈 파는 곳이 있다는 Bastille 역 근처는 다행히도 외딴 곳이 아니었다. 원래 보려고 했던 시내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Bastille 역에서 Republique 역 쪽으로 걸으면서 보니 옷가게, 악기 상점 등 괜찮은 상점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카메라 가게도 같이 찾아보았다. 카메라 및 렌즈를 파는 가게는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거의 4~5 군데가 넘는 것 같았다. 다만 내가 원하는 렌즈는 생각보다 비쌌다. 신품이 109~129유로이고, 중고파는 곳은 딱 한군데 있었는데 95유로였다. 절망절망.ㅜㅜ 개인적으로는 중고를 60유로정도에 살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았지만 그건 그냥 실현가능성없는 꿈이었다. 109유로짜리 신품을 살까 95유로짜리 중고를 살까 고민하다가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중고를 샀다.

유난히 커피가 쓰다....
유난히 커피가 쓰다….

(예상치 못한 지출 후에 특히 쓰게 느껴지는) 커피와 간단한 빵을 먹고 피카소 박물관으로 향했다. 피카소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조그마한 갤러리들이 많았는데, 이 갤러리들 구경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 중 한군데에서는 30유로를 주고 프린팅한 사진 작품을 하나 사기도 하였다. 이런 조그마한 갤러리들에서 파는 작품들은 엄청나게 비싸기보단 (물론 비싼것도 있지만.) 적당한 가격에 파는 것들도 많아서 생활 속의 예술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이런 면에서 확실히 파리가 문화, 예술이 발달했다고 느꼈다. 갤러리를 많이 들어가보진 못하고 2~3군데 정도 들어가 보았는데,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갤러리 근처
갤러리 근처

파리의 피카소 박물관도 굉장히 좋았다. 바르셀로나에 비해 훨씬 인상적인 작품들도 많았고 전시실들의 짜임도 보기 힘들지 않게 잘 짜여져 있었다. 사람들이 좀 많긴 했지만, 바르셀로나보다 좀 더 조용하고 서로 질서를 지키는 분위기 였다. 역시 예술의 도시 파리인 것인가..

다음으로는 퐁피듀 센터로 갔는데 박물관 건물 자체가 가진 독특함이 있어서 누가 봐도 컴템프러리 박물관 같았다.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이 굉장히 많고 박물관 자체도 커서 여유를 가지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항상 큰 박물관에서는 힘들어 했기 때문에 이번 퐁피듀에서도 좀 힘들었다. 한꺼번에 많은 작품을 보면 너무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퐁피듀 센터 안의 한 작품 앞에서.
퐁피듀 센터 안의 한 작품 앞에서.

근처 상점과 거리를 헤매다가 배가 고파서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파리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식당은 주문하기가 참 힘들다.. 메뉴를 봐도 모두 프랑스어로 되어있어서 알 수가 없고 영어 메뉴를 잘 구비해놓질 않는다. 종업원에게 프랑스어를 잘 모르겠어서 메뉴를 간단하게 설명해달라고 하니 위에서부터 Fish, Pork, Chicken, Pork, Pork, Beef 란다.. 복불복인가… 밥을 먹기가 힘드니 프랑스어 잘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꼈다. 어쨌든 될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Pork 중에 하나를 시켰더니 스테이크가 나왔다.

돼지고기 스테이크!
돼지고기 스테이크!

맛있었다… 역시 음식의 도시 파리인가…

밥을 먹고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노틀담 성당을 보러갔다. 크고 웅장하긴 하지만 역시 나는 이런 종류의 것에는 별 감흥이 없다. 성당 안에 들어가는 것은 무료길래 쫄래쫄래 들어가봤다. 안에서 미사를 보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참 좋았다. 성당안에서 나는 냄새가 약간 절에서 나는 향내와 비슷하기도 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노틀담 성당
노틀담 성당

노틀담 성당에서 강 건너로 가면 Shakespeare & Company 라는 서점이 있는데 아마 ‘비포 선셋’과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온 서점일거다.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어서 한 번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은 곳이었다. 아마 영화 때문에 꽤나 유명세를 치렀을 텐데 여러 상점들이 흔히 하는 영화에서 나온 사진 등을 붙여놓는다던지 하는 방식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유의 외관을 해치지 않고 원래 가진 느낌을 계속 내뿜고 있을 수 있는 듯 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조그마한 서점에 책들이 가득 차 있었다. 옛날 책과 최근의 책이 공존해 있고, 서점에서 추천 책을 큐레이션해서(단순히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손님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좁은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잘 쓰고 있었다. 2층에는 피아노도 있어서 사람들이 간단한 연주를 하기도 했고, 희귀책들을 모아놓고 앉아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도서관 같은 장소도 있었다. 정말 유니크한 곳이었다. 전통성과 오리지널리티를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는 그런 곳.

파리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니 집들의 지붕에서 보이는 조그마한 굴뚝들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조그마한 것들이 뾱뾱 나와있고 그런 것들이 집집마다 쭉 이어져 있는게 매력적이었다. 옥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올라가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마 불가능하겠지만…

숙소에 돌아와서 마무리하고 자려고 했는데, 밤이 늦어도 호스트인 Diana가 오질 않았다. 게스트 입장에서 호스트가 집에 돌아오질 않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다고 연락을 해보자니 괜히 사생활에 간섭하는것 같이 보일까봐 그럴수도 없었고.. 밤 11시 정도까지도 돌아오지 않길래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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