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5.4.19. Paris_Day 4

아침기상시간은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었다. Diana가 제공하는 숙소는 쇼파베드인데, 확실히 좋은 침대에서 자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쇼파베드에서 자니까 피로가 전혀 안 풀리고 허리도 슬슬 아파오는 것 같다. 어쨌든 갤러리나 상점들이 1시 이후에 여는 곳이 많으니까 일단은 몽마르뜨를 가기 위해 천천히 출발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숙소 근처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괜찮은 물건이 있나 둘러보다가 카메라 파는 아저씨한테 옛 수동카메라를 40유로 주고 샀다. Minox 35PL이라는 카메라였는데 렌즈가 열리고 닫히는게 귀여웠다. 사고나서 문든 바가지 쓴 건 아닐까 하고 ebay를 뒤져보니 싸게 사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비싸게 쓴건 아니라는걸 확인해서 안심.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면 굉장히 기분 좋을 것이 확실했다. 몽마르뜨 언덕까지 가는 길에도 상점들이 꽤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Say yes to Art 라는 샵이었다. 이 샵에서는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적당한 가격에 파는 곳이었는데 여기서도 확실히 파리가 예술 쪽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미술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도 많고, 실제로 구입하는 사람도 많은 듯하고…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파리가 매력적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았다.

그 샵에서 파는 그림들이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그리고 도저히 한국으로 가져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구입은 하지 않고 언덕으로 향했다. 올라가기 전에 샌드위치, 커피 등을 챙겨서 올라갔다. 언덕에 앉아서 먹고 마시면 행복할 것 같았다. 올라가는 열차에서는 사람들의 비매너에 조금 짜증이 났었다. 유럽이라고 시민들이 다 선진의식있고 매너있지 않다. 어딜 가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는구나 싶었다.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살아야지….

몽마르뜨의 잔디밭에 앉아 싸온 음식도 먹고 책도 읽고 하며 시간을 보냈다. 햇살도 좋고 적당한 여유도 느껴져서 좋았다.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고 잡상인들이 많긴 했지만 그렇게 거슬리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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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뜨 언덕 근처에는 A.P.C. 아울렛이 있다. 1시부터 오픈한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1시 근처가 되자 슬슬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들썩였다. 사실 좀 더 여유를 부리고 천천히 다녀도 되는데 성격상 항상 이렇게 조급하게 움직인다..

샵에 도착했지만 오픈은 1시30분이었다… 역시 조급해봤자 좋을 것은 하나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난 또 뭘하든 조급하게 행동하겠지…

A.P.C 아울렛에 있는 옷들은 나에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내 기럭지가 유럽이 아니어서인가… 적당히 괜찮은 것도 있긴했지만 단순히 A.P.C. 라는 이유만으로 거금을 투자하기는 좀 그래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친구가 알려준 Rivoli 59 라는 작업실은 굉장히 인상적인 곳이었다. 대중들에게 열려있는 아티스트의 작업실이라니.. 만약에 내가 아티스트라면 선뜻들어가기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구경꾼 입장이니 굉장히 즐겁게 구경했다.

그 곳에서 우연히 한국 작가도 만났다. ‘도수민’ 이라는 작가였다. 내가 이런 작업실 형태에 대한 불편함을 물었더니, 불편하긴 하지만 이런 형태 자체가 또 다른 방식의 예술 형식이 아니겠냐는 답변을 들었다. 한국 사람들이 잘 오질 않는다며 엽서도 하나 공짜로 주시고, 메일 주소 및 홈페이지도 알려주었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다니까 예술 경영 하라고 해서 살짝 혹했다….

도수민 작가 홈페이지: www.dosumin.com

작가님의 몸무게는 비밀입니다.
작가님의 몸무게는 비밀입니다.

직업실을 다 둘러보고 나서 딱히 할게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숙소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나 인터넷으로 뒤적거렸다. 한 군데를 찾아서 갔는데, 여기가 내가 갔던 파리의 모든 식당 중에 유일하게 친철한 곳이었다. 메뉴 설명도 해주고… 파리의 마지막 저녁을 거하게 먹기위해 소고기 메인 디시를 먹었다. 역시 고기는 소고기가 최고… 성찬의 마무리인 디저트도 시켰다. 식비는 많이 나왔다……….

숙소에 돌아와서 내일 런던으로 떠날 짐을 챙겼다. 집에 느즈막히 돌아온 그녀에게 책갈피 선물을 주었다. 건축가라고 했기 때문에 기와집 모양이 나온 것을 주었는데, Diana가 관심있어하고 좋아해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만났던 친구들 것까지 거의 6개 정도를 주었는데, 모양이 가진 의미를 설명해주는게 즐거웠다. 베를린에서 Hannes와 Katri에게 설명해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 누웠으나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뒤척였다. 항상 어디서든 마지막 날은 잠이 잘 오질 않았다. 내일 기상에 대한 불안인지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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