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5.4.21. London_Day 2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났더니 웬 아가씨가 거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어제 Simon이 이 집 부동산 평가할 거라서 청소 어쩌고 하면서 전화하는 것 같았는데 그건가 보다. 이 숙소는 딱히 문제는 없고,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땐 정말 좋은 곳인데 아직까진 뭔가 정은 잘 가질 않는다. 어제 사온 빵 등을 이것저것 먹었는데, 오히려 과식을 해버렸다.. 너무 아끼지 말고 밖에서 사먹으면서 런던 음식들이나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간 곳은 코톨드 갤러리였다.서머셋 하우스 옆에 붙어있는 곳인데, 현대 미술 흐름의 알짜들만 모아놓은 곳이라 굉장히 관람하기 좋았다. 너무 크거나 너무 특정작가에게만 편중되어있지 않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대표적인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집중력있게 볼 수 있었다. 상설전시가 엄청나게 좋았고, 기획전으로 하고 있는 Goya의 스케치북 전시도 좋았다.

다음으로는 National Portrait Gallery를 갔는데, 이곳은 이 갤러리 존재 자체가 의미있어보였다. 그리고 영국의 자신감도 느껴졌다. “우리에겐 이렇게 의미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것을 과시하는 듯한 느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현대 초상화들이 좋았다. 옛날 초상화들은 모르는 사람도 너무 많고 재미가 없어서… 초상화들이 ‘누구를’ 그릴 것인가에 집중하다가 ‘누가’, ‘어떻게’ 그린 것인가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좋은 전시물들이 많았지만 특히, 데이비드 베컴이 자는 영상을 전시해놓은 것이 가장 웃기면서도 인상깊었다. 작품으로서 엄청 좋았다기 보다는 굉장히 인상적?

그곳에서 피카딜리 쪽으로 넘어가는 길에 있던 한 아트 서점에서 런던의 Independent Book Shop 지도를 얻었다. 베를린의 갤러리 지도같은 스타일이었는데, 아트 서점이 꽤나 많았다. 그 후 상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해봤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http://www.thelondonbookshopmap.org/

피카딜리 쪽은 어딜가나 사람이 많았다. 특히 Pub 앞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서) 맥주를 먹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화였다.

숙소 쪽으로 돌아와서 역 근처에 있는 Pub 및 식당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는데, 주문하기도 힘들어서 매우 짜증이 났다. 파리사람들이 런던의 식문화를 욕하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마카로니 & 비프 입니다!!!
이것이 마카로니 & 비프 입니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서 Simon 및 친구들과 거실에서 일단 있어보았다. 조금 정신없어도 일단 그들 사이에 있어보고 싶었다.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조금 이야기에도 참여해보았는데, 아주 평범한 런던의 젊은 사람들 같았다. 마치 서울의 20대 후반 30대 초반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 같았다. 여자 만나는 이야기, 축구이야기, 개그프로 보면서 낄낄대기 등등.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대화에 조금 참여도 해보았는데, 어제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나한테 무관심하다거나 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대화에 참여하기만 하면 나에게 신경써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으며, 내가 대화에 별 관심 없거나 하면 억지로 말을 시키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그들도 맞춰준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런던스타일인가 싶었다.

평범한 런던 유머를 실컷 경험하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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