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Martian : 이도 저도 아니다.

기대를 많이 해서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었다. 쉴새없이 화면에 타이핑 되는 사람들의 이름과 직책은 기억에 전혀 각인되지 않은 채 마구 흘러갔고 내고 보고 있는 것이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다큐멘터리인지 혼동만 주었다.

24나 CSI를 보면 아주 친숙한 연출이다.
24나 CSI를 보면 아주 친숙한 연출이다.

일반 카메라, 핸디 액션캠 등을 오가는 앵글도 이런 혼동에 한몫 거들었다. 계속해서 나오는 GoPro는 PPL임이 너무 분명히 느껴져서 마치 하나의 잘빠진 미드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미드를 보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나 가치는 아니지만 드라마 같은 느낌이 내가 영화라는 매체에서 기대하는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끊임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GoPro 좀 그만써라.
GoPro 좀 그만써라.

단순히 외관, 형식적인 문제를 떠나서 영화가 가진 내용도 이도 저도 아니었다. 지구 어딘가에 홀로 있게 된 사람을 그린 영화들 조차 그가 겪는 어려움, 고통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적절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는데 저 먼 곳에 홀로 떨어진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마션에서는 그런 것들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혼자 남겨진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처절하고 괴로워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다양하다. 작품은 그게 슬픔이든 유쾌함이든 아니면 또다른 감정이든,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그런 모습을 통해 의도한 바를 잘 표현하면 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나는 홀로 남겨진 그를 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가늠도 하지 못할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는 너무나도 쉽게 성공하고 예상 가능한 타이밍에 예상 가능한 방법으로 실패하고 좌절하고 다시 성공을 반복했다. 그 과정조차 너무 간략하게 그려져서 관객들은 그의 생존과정을 함께 경험하지 못하고 그저 결과만을 받아들이기를 반복했다. 결과론적인 장면들에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다보니 감정적 교감은 이루어지지 않고 특정 행위만 기억에 남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정말 그런 것을 바라진 않았다. 모든 우주영화가 ‘인터스텔라’처럼 장대하고 광활하고 비장하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마션은 정말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극장을 나오면서 중얼거렸다. ‘인터스텔라 보고 싶다…’

인터스텔라 보고싶다.
인터스텔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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