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HIGHGRND

타블로가 만든 레이블 HIGHGRND(이하 ‘하이그라운드’)는 요새 여러모로 나를 언짢게 한다.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온갖 멋있는 척을 다하면서 뭔가 있는 아티스트들인 척 하지만 실제로 까놓고 보면 남의 것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내 안에 가득차 있는 분노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두고두고 곱씹고 있다가 그냥 머리 속에만 두면 안될 것 같아서 이 레이블에 소속되어있는 아티스트 몇 명의 행태를 한번 기록해 두고 싶었다.

  • 혁오 밴드

말이 필요없이 유명한 친구들 아닌가. 내가 이들을 처음봤던 때가 기억나는데, 그건 맥드마르코 내한공연 때였다. 그 때 처음 듣고는 ‘아 얘들 노래 좋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로 갑자기 미친듯이 유명해지더니 범접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갔다. 나도 처음에는 정말 좋아했었는데 (EP 23도 사서 많이 들었다.) 요새 보면 볼 수록 그들이 가진 것에 비해 너무 거품이 끼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혁오 밴드가 가진 이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당연히 Whitest Boys Alive 와 Erlend Øye 레퍼런스 잡아서 거의 표절에 가까울 정도로 가져다 쓴다는 점이다. 뭐 멜로디가 몇마디 이상 같지 않네 등등 “객관적인” 요건으로 조목조목 따져보면 표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렇게 표절 아닐 정도로만 남의 노래 컨셉 거의 다 가져와서 자기들 거 조금 얹는 식으로 노래 만들면서 대단히 새롭고 자기만의 것을 하는 냥 이야기하는게 정말 빡친다.

그래놓고 인터뷰에서는 당당하게 이런 말이나 하고 있다.

일단 저희는 힙스터가 아니에요. 힙스터는 유행을 수용할 뿐 만들어 내지는 못하죠. 저희 음악을 좋아하는 분 중에 힙스터가 많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힙스터를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위에 이야기 다 떠나서도, 현재 EP 앨범 2개 내고 아직 스스로의 음악적 방향이나 특색이 잡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기가 거품처럼 많아져 버렸으니, 그것 역시 이들이 가진 불안요소다. 작년에 안산락페스티벌 가서 공연하는 거 보니, 이렇게 하다간 아마 금방 망할거다.

그리고 앨범 발매 관련해서도 한정판이니 절판 이런 걸로 팬들한테 장난이나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따가 검정치마 관련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앨범 한정수량으로만 판매해서 팬들 줄 몇시간씩 서게 하거나, 사전예약한 사람들에게 판매니 이딴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

  • CODE KUNST (코드 쿤스트)

코드 쿤스트는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혁오와 비슷하게 짜증난다. PARACHUTE라는 노래는 거의 Chet Faker 사생팬 수준으로 노래 느낌을 가져왔다. 다른 노래 Beside Me 역시 보면 Chet Faker 레퍼런스 잡고 분위기 다 가져온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코드 쿤스트 – PARACHUTE

Chet Faker – Love & Feeling

 

요새는 워낙 노래, 사운드들이 복잡해져서 단순히 멜로디 가져다 쓰는 것만이 표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곡의 분위기, 특정 리프, 사운드의 질감, 드럼의 패턴 등등.. 이런 거 남의 노래 가져다 쓰면 그건 표절이나 다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창작할 때 레퍼런스 잡고 하는 것은 알고 있다. 당연히 그런 방법은 누구나 쓰는 것이고 레퍼런스  자체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쳤다. 이건 레퍼런스를 넘어선 도용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 검정치마

난 검정치마를 정말 좋아하는데, 하이그라운드 들어가고 나서는 조금 짜증난다. 최근 싱글 앨범 발매하는 거 가지고 장난친게 가장 짜증났던 포인트이다. 평소에 앨범을 사서 들으려고 하는 나에게는 이런 한정수량 등의 장난이 정말 짜증나는데, 왜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음반으로 사는 것이 제한되어야 하나? 왜 음반이 누군가에게만 주어지는 특권같은 것이어야 하나? 혁오도 그렇고 검정치마도 그렇고 음반가지고 장난치지 말았으면 한다. 음반사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냥 디지털로만 내라. 괜히 음반을 수집가의 기념품 같이 만들어서 음반 사려는 사람들 힘들게 만들고, 그런 희귀성을 통해서 자신의 음악이 특별한 것 처럼 취급받으려고 하지 말고.

남들이 좋아하는 음악가지고 장난치지 말고 아티스트 취급받고 싶으면 진짜 아티스트처럼 제대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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