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4.11 Stockholm_Day2

Best Western Hotel Karanplan은 낡고 오래되고 조그마한 곳이었다. 조식은 적당한 유럽식이었다. 이렇게 조그마한 호텔의 조식에도 빵의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는 것을 보니 역시 주식이 빵인 나라는 음식의 방식이 완전히 다르구나 생각했다. 조식은 매일 같은 메뉴가 나왔다. 원래 같은 것을 먹는 것에 크게 거부감이 없고, 유럽식 음식을 좋아하다보니 4박을 머무는 내내 식사에는 딱히 문제는 없었다. (사실 조식을 포함해도 싼 호텔은 여기밖에 없었고, 앞으로의 여행 중에 조식을 먹은 호텔은 거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 지역은 여행 준비하면서 본 곳 중에 힙한 곳이라고 소개가된 쇠데르말름 (SOFO) 지역이었다. 뭔가 새롭게 라이징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해당 지역으로 갔다. 도착을 한 10시 반 전후로 해서인지 상점들이 대부분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일단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FIKABAREN이라는 카페였는데, 장소는 깔끔하니 좋았다. 다만 크게 뭔가 기억에 남는 것이 생각나진 않는다….

시간을 보내다가 상점들 문 열시간에 맞추어서 슬슬 거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빈티지 의류/가구 가게 등이나 괜찮은 샵들이 꽤 있었으나 딱히 무언가를 사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가게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날이 추워서 편하게 돌아다니기 힘들었기 때문데 구석구석 못 돌아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몇 군데 생각나는 가게들은, 먼저 처음 SoFo지역에 가서 본 그럴듯한 카메라 가게였다. 엄청 팬시하거나 모던한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수수한 느낌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 브랜드는 Hasselblad라는 유명한 브랜드였다. 엄청나게 비쌌다. 로타도 이거 쓴다던데, 이거 쓰면 이상한 사진으로 유명해질 수 있는건가??

Ace & Tate라는 안경샵에서는 수지가 안경을 샀다. 직원이 친절했고 (에코백도 공짜로 하나 줬다), 안경 디자인이 예쁘면서도 가격이 괜찮아서 나도 사고 싶었지만 나한테 어울리지는 않아서 나는 패스했다. 이 브랜드는 암스테르담 베이스라고 하던데, 막상 암스테르담에서는 이 브랜드 샵을 못봤어서 스톡홀름에서 사길 잘한거 같았다. 여기 쇼핑백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어떤 사람이 이 브랜드샵 어디에 있냐고 물어봤는데, 꽤나 유명한 브랜드인거 같기도 하다.

안경샵

GRANDPA라는 편집샵은 꽤 괜찮은 물건들을 많이 팔았다. 의류 및 문구 등이 꽤 괜찮았는데, 대부분 북유럽 스타일의 느낌이 팍팍나는 물건들이었다. 북유럽으로 와서 첫 쇼핑이어서 이런 스칸디나비아 풍의 의상과 소품들이 매우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격이 좀 쎈 편이라서 많은 것을 구입하진 못하고 몇가지를 챙겨서 나왔다.

저 코르크보드는 사서 왔다.

SoFo 지역은 몇몇 가게 빼고는 생각보다 괜찮은 매장이 없었다. 최근에 스톡홀름에서 엄청 힙한 곳이라고 소개되어있는 것에 비해 거리가 엄청 특별하게 느껴진다거나 특별한 매장이 있거나 좋은 카페가 있지도 않았다. 추운 날씨 때문에 힘들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도 조금 있겠지만 기대한 것에 비해서는 너무 평범했다.

전 너드가 아닙니다.

구경하다보니 너무 춥고 배도 고파서 괜찮아보이는 카페를 찾아서 들어갔다. 소개책 등을 찾아서 간 Louie Louie는 꽤 괜찮은 곳이었다. 카페이자 레스토랑이었고, 한켠에는 LP도 팔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특출나게 괜찮은 부분은 없어서 아쉬웠다. 더욱 아쉽게도 음식마저 그냥 그랬다. 베지버거의 패티는 우리나라의 부침개 같은 느낌이었고, 참치샌드위치는 우리나라 통조림 참치에 마요네즈 조금 섞어서 만든, 충분히 예상가능한 맛이었다

좀 더 괜찮은 곳을 발견하고 싶다는 욕망에 비해 오늘 방문한 곳들은 그것을 채워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조금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여행계획을 잘 세우고 오지 않아서 이런 것인지, 날이 너무 추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스톡홀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만족감을 줄 수 없는 곳인지 등 여러 잡생각들이 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실은 아무 의미없는 고민과 생각이었다.)

쇠데르말름 쪽에서 Slussen 역 쪽까지 걸어갔음에도 별게 없어서 다음에 어디로 갈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애매하게 남아서 숙소로 돌아가기도 뭐하고 새로운 곳을 가기도 어정쩡한 시간이었다. 낮에 많이 걸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추운 환경이 너무 힘들었다. 이때부터 나의 짜증과 칭얼거림이 많아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춥고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어디를 맘 편하게 돌아다니기가 부담되고 어떤 목적지를 정해서 갔으면 하는 생각이 커져서 많은 곳을 돌아보고 싶어하는 수지에게 짜증섞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많아졌다. (미안합니다.)

어떻게 할지 정하기 위해 대로변의 Espresso House라는 유명 커피 체인점으로 들어갔는데, 여기는 굉장히 크고 사람도 많았고, 좀 정신이 없었다. 우리가 갔던 거리가 굉장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어서 그런 듯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인 걸까. 이번 방문을 끝으로 우리가 Espresso House를 방문한 일은 없었다.

근처에 밤 늦게까지 하는 Fotografiska 가 있어서 춥고 힘들어도 가보기로했다. Fotografiska는 따로 가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이번이 아니면 방문하기가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진박물관 가는 길은 꽤나 험난했다. 대중교통과 바로 이어진 곳도 아니었고, 가는길이 굉장히 요상하게 되어있었다. (사실 추운 것이 가장 힘들었다.)

사진 박물관은 모던하긴했으나 뭔가 임팩트는 부족했다. 전시 리플렛을 주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운영되고 있어서 리플렛도 없이 전시를 보았다. 그래도 전시 중 Cooper and Grofer의 작품들은 꽤나 인상적이고 좋았다. 특정 나라의 여성과 환경을 연관지어서 만들어진 사진 콜라주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인상적이었다. 전시장 끝자락에서 상영되고 있었던 다큐멘터리에서 작품에 대한 배경 설명과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그 작품들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다큐멘터리를 보니 더욱 작품에 대해서 관심이 갔다. 현대미술은 흐름과 배경, 그리고 의도를 알고 보면 더욱더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도록을 사오고 싶었으나 너무 무거울 것 같아서 포기했다.

http://www.coopergorfer.com/2017/05/1486/

사실 이 박물관은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 바의 뷰가 좋기로 유명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뷰가 정말 좋긴 했다. 다만, 유명한 곳이 언제나 그렇듯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사람이 없을만한 요일에 없을만한 시간에 갔음에도 이미 좋은 자리는 다른 사람들로 채워져있었다. 주말에 가면 헬일거 같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커플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기 좋았다.

나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Simply cola 라는 레드불의 콜라를 먹었는데, 이게 콜라인지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레스토랑에서 예술에 대해 수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도와 맥락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앞서 말했던 사진 작품을 보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콜라인지 그냥 칵테일용 재료인지 뭔지 모르것다…

돌아오기 힘들었던 (추운) 길을 다시 거슬러 돌아왔다.

춥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