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4.20 Copenhagen_Day5

오늘의 원래 계획은 루이지애나 박물관을 가는 것이었으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내일 가는 것으로 일정을 급 변경했다. 느즈막히 어그적 일어나서 새로운 일정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수지가 한국의 친구와 처리해야할 일이 있다고 해서 노트북을 가지고 근처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카페가 적당히 있어보이는 거리로 가는길에 있는 큰 공원에 잠깐 들어가 아주 짧은 산책을 즐기고 카페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따라하기 마스터

여기저기 기웃거려보다가 어디로 가야할지 확신이 너무 없어서 그냥 본능이 이끄는대로 적당해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들어가보았다. 다행히도 본능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음식의 종류도 많고 우리가 시킨 Porridge(포리지, 덴마크식 죽 같은 음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와 쿠키의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커피가 맛이 정말 좋았는데, 그냥 평범한 필터커피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에서 마셨던 커피들 중에 제일 맛이 좋았다고 느껴졌다.

분위기도 편안했고, 레트로 스타일로 편곡된 노래들이 나오는 것도 좋았다. 계획에 없었던 선택이었음에도 좋은 카페를 찾아서 기뻤다. 뭔가 자꾸 기대했던 것들에서 어긋나는 일들이 많은 여행이었는데 기대하지 않은 부분에서 만족감을 얻었다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이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에 기뻐했다는 것이 뭔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 수많은 좋은 식당과 유명한 카페, 장소들에 대한 글을 적을때는 시큰둥했는데, 막상 계획에도 없던 조그마한 카페를 갔던 것을 이렇게 좋은 일로 느끼고 행복하게 적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다. 어찌보면 괜히 큰 기대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안 좋은 습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스친다. 작은 것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에도 괜한 기대로 실망만 가득하다면 그냥 아무 생각과 기대없이 다니는 것이 더 좋은 선택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즐거웠던 카페와의 기억을 뒤로하고 일을 마무리 한 뒤 본격적인 점심식사를 위해 짐을 챙겨서 이동했다. 우리가 가려고 한 Torvehallerne은 스톡홀름의 살루홀 같은 푸드마켓이라고 했다. 수지와 나 모두 간단하지만 아주 맛이 좋고 충실한 소세지가 들어가있는 핫도그가 먹고 싶었고, (마치 스톡홀름에서 먹었던 그 존맛 핫도그처럼) 푸드마켓이라면 당연히 그런 핫도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움직였다.

스톡홀름에서의 행복했던 기억

하지만, 푸드마켓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스톡홀름의 살루홀과도 느낌이 많이 달랐고, 그냥 여러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 조금 들었다. 신혼여행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갔던 푸드마켓과 같은 황홀함을 느낄 수 없었다. 딱히 맛있어 보이는 것도 없고 무엇보다 핫도그가 없어서 그냥 나왔다.

슬픈 푸드마켓

어제 깜빡하고 텍스리펀 신청을 하지 못한 HAY House에 다시 들리고, 바로 옆에 있는 일룸스 볼리우스로 향했다. 일룸스 볼리우스에는 노만 코펜하겐, HAY, 조르지오 등  웬만한 유명한 디자인 브랜드들이 다 모여있었는데, 여기에서 다 쇼핑하면 다른 곳에는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많은 곳을 한참동안 둘러보았는데, 우리가 살만한 크기와 허용가능한 예산 등을 충족시키는 것들은 대부분 Ground Floor에 있었다. MUTO의 조명 한개와 야콥센의 딸이 디자인한 레터가 박힌 문구류를 샀는데, 문구가 정말 비쌌다. 꼭 텍스리펀을 받아야한다는 강력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그 비싼 문구 세트

슬슬 배가 고파져서 지금까지 계속 못가본 Banana Joe 햄버거 가게를 가기 위해 움직였다. 짐이 많으니까 일단 숙소로 가서 짐을 놔두려고 했는데,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에서 산 물건들이 꽤 많아진 것 같아서 캐리어를 하나 사야할 것 같았다. 이스터 월요일에 돌아다니다가 본 엄청나게 싼 캐리어를 파는 곳이 생각나서 가서 구매했다. 250크로나(3.5만원 정도)였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싼 것 아닌가? 이런 것이 중국산의 위엄이다.. 유럽여행 끝나기 전까지만 고장나지 않고 버텨주면 고마울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캐리어는 거짓말 같이 유럽여행 중에 바퀴하나가 고장났다. 바퀴가 고장나서 제대로 굴러가질 않아서 거의 바닥에서 끌다시피 암스테르담과 런던을 돌아다녔다. 이런 것이 중국산의 위엄이다..

중간에 H&M에 들려서 수지가 스웨터를 사고 목도리도 샀는데, 진작에 스톡홀름에서 살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따뜻한 걸…

리치몬드 호텔의 엘리베이터 문은 오랜된 느낌이다.

숙소에 짐을 두고 정말 여러번 왔다갔다했던 뇌뢰브로로 다시 갔다. 이번이 뇌뢰브로 마지막 방문이었고, 한 2번쯤 먹기를 실패한 Banana Joe가 우리의 뇌뢰브로 마지막 여행지였다. 순전히 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서 우리는 뇌뢰브로를 다시 갔다.

드디어 입성
햄버거를 기다려본다.

바나나조 스페셜 버거와 치킨버거, 감자튀김, 음료를 시켜서 먹었다. 정말 핵존맛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엄청나게 기대하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핵존맛은 아니었다. 스페셜 버거는 약간 돈까스 소스 같이 익숙한 맛이 나는 소스 때문인지 완전히 새로운 맛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치킨버거는 그래도 좀 더 오리지널리티가 느껴졌는데, 닭가슴살? 이 통째로 버거에 들어가있었고 맛도 독특한 느낌이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엄청 환상적은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맛있는 버거와 감자튀김이긴 했다. 감자튀김은 왕소금이 적절하게 뿌려져서 너무 짜지도 않고 맛이 좋았다.

드디어 햄버거
급격한 표정변화

햄버거를 배불리 먹고, 수지가 미리 알아봐 둔 Ny Carlsberg Glyptotek (글립토테크 미술관)에 7시쯤 도착했다. 목요일은 10시까지 오픈하다고 해서 3시간이면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생각보다 컬렉션이 엄청나게 많아서 천천히 본다면 4시간 이상이 필요할 것 같다. 미술관 후반부에 볼 수 있는 작품들 중에 피에타 같은 느낌의 웅장하고 경이로운 느낌의 작품들이 많은데, 우리는 시간 문제 때문에 그걸 거의 못봐서 아쉬웠다.

미술관에는 흥미로운 조각품들이 많았고, 페인팅 컬렉션도 좋은 것들이 많았다. 특히 초반부에 이집트 미라 관련해서 전시물들이 많은데, 이집트의 미라나 상형문자에 대해서는 굉장히 친숙하다고 생각했음에도 돌이켜보니 그것들을 직접 가까이서 자세히 본 것은 또 처음이어서 꽤나 흥미롭고 즐거웠다. 그리고 미술관 중앙에는 커다란 실내 정원 같은 것이 있는데, 이곳의 느낌도 굉장히 좋았다. 이 미술관에 와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은 수지 찾기
참을 수 없는 본능

다 보고 걸어서 숙소까지 왔다. 여성들과 술집에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신발가게 주인에게서 산 신발이 생각보다 발이 많이 아파서 너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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