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4.21 Copenhagen_Day6

어제의 계획이었던 루이지에나 현대미술관으로 갔다. 날씨가 우중충해서 우리 둘 다 조금 우울한 무드였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수지랑 가벼운 말다툼도 했다. 날씨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루이지에나로 가는 기차편을 보니 우리가 가진 표로는 Zone 1,2,3까지 밖에 갈 수가 없어서 편도 표를 끊었다. 수지의 아이디어로 돌아올 때는 중앙역까지 오는 표가 아니라 Zone 3 경계에 있는 역의 표를 끊어서 조금은 싸게 올 수 있었다.

기차타고 이동해본다.

한 30분 정도를 기차를 타고 가니 루이지에나 현대 미술관이 있는 역이 나왔다. 그냥 시골의 역 같은 느낌이었고, 예전에 오시비앵침 갔을때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루이지에나 미술관이 유명하기 때문인지 다니는 사람은 훨씬 많았다.

미술관 근처에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10여분을 걸었더니 루이지에나 미술관이 나왔다. 오기 전에 찾아봤던 사진 그대로 건물이나 공간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보였다. 낡씨가 맑았다면 굉장히 아름다웠을 것 같은데, 날씨가 흐리니 조금은 쓸쓸해보이는 곳이었다. 매표소로 가보니 금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았고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미술관은 전체적으로 통창이 많고 분위기가 좋았다.

특별전으로 윌리엄 켄트리지 전과 건축가 왕수 전을 하고 있었는데, 왕수의 작품들은 관심 및 사전지식이 없어서 였는지 별로 재미가 없어서 대충 보고 나왔다. 작품이 건축물이라 전시되어있는 것들은 모두 사진 등이라는 점이 또 한몫한 것 같다. 켄트리지 전은 예전에 서울에서 본 적이 있었다. 루이지에나에 전시된 전시관에 들어가보고 처음에는 서울에서 한 것보다 규모가 굉장히 작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을 따라 계속 가다보니 전시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지하로, 그리고 지상으로 왔다갔다하며 이어지는 등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전시관들이 많아서 서울에서보다 훨씬 큰 전시였다. 특히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화면을 5개 이상 쓰는 큰 전시들이 많았는데, 가장 최근의 작품들이었다. 나는 사실 너무 화면이 많고 정신없는 것은 집중이 잘 안되어서 엄청나게 좋다고 느끼진 않았던 것 같다.

켄트리지, 롱타임노씨!

2개의 특별전시외에 상설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은 많지가 않아서 좀 의아했다. 미술관 공간은 정말 예쁘고 좋은데, 막상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 느낌은 공간에 비하면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 전시관이 가장 분위기가 좋았다.
수지가 이 사진 찍어주고 인생사진이라고 엄청 생색낸다. 얼굴도 제대로 안나왔는데…

아름답고 인상적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집중이 잘 되질 않고 붕뜬 기분이 드는 건 내가 약간 기분이 다운되어서 인지, 아니면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큐레이션이 별로여서였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오랜 시간 있고 싶다는 느낌은 그렇게 크게 들질 않았다.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야외 정원과 연결되어있는 카페에서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커피는 우리의 훌륭한 영양 공급원.

카페에 앉아서 보니 야외 정원이 굉장히 멋져보였다. 비가 조금씩 오는가 싶더니 다행히 별로 내리지 않고 그쳐서 커피를 다 먹은 후 밖으로 나갔다.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칼더와 후안미로의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정원은 바다와 언덕, 잔디 등이 어우려져서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가득했다. 날씨가 흐렸기 때문에 우울함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그런 느낌도 좋았다. 아마 날씨가 맑았으면 그 맑음과 청량함이 뿜어내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았다.

기념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

나가서 기웃기웃거리다보니 사진찍기 좋을 스팟이 굉장히 많아서 서로 인생사진 찍어주겠다며 번갈아가면서 열심히 포즈를 잡고 셔터를 눌러댔다. 날씨가 안좋아서였는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사진을 찍기는 좋았다. (바람이 불고 추워서 좀 힘들긴 했으나..)

스팟1 발견
자유롭게 찍어봅니다. 딴짓하는 척 하는 컨셉사진.
아이들이 즐겁게 언덕을 구르고 있었다. 나도 패딩입고 싶었다…

(결과물을 보니, 말도 안되는) 인생사진 놀이를 마무리하고 다시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기차역 입구에 예쁘고 큰 흰색 개 한마리가 묶여있었는데, 무척이나 불안해 보였다. 주인이 어디에 있는지 일을 보고 있는건지 상황을 알 수 없었는데, 그 개에게 계속 눈이 갔다. 딱히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계속 그 개를 쳐다보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지 걱정하면서 돌아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별 일 없었겠지?

돌아와서는 무엇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날도 춥고 새로운 곳 찾기도 힘들고 비싸기도 해서 그냥 첫날에 먹었던 레레키친에서 다시 베트남 음식을 먹었다. 코펜하겐의 마지막 식사는 아름답게 수미상관이었다.

추운날 베트남 음식을… 데쟈뷰인가??

갑자기 쿠키 같은 것이 먹고 싶어져서 마트에서 오레오와 우유를 샀다. 우유는 조그마한것을 찾질 못해서 그냥 큰거 사서 먹었다. 낙농업의 나라 덴마크 답게 우유는 0.4%/ 1.5%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었다.

간단한 야식… 이라고 하기엔 거대한 오레오와 우유…

방으로 돌아와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지와 영화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고 이야기 나누었다. 뭔가 썰렁하게 코펜하겐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젠 안녕.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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