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4.27 Berlin_Day6

J와의 점심약속을 위해 1시 30분에 마우어파크 근처로 갔다. 마치 코펜하겐에서 뇌뢰브로 지역을 3번 갔던 것처럼 베를린에서는 마우어파크 근처를 3번이나 왔다. 그래도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공원근처에 또다시 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및 거리 구경을 하며 J가 자주 간다는 동네의 조그마한 구멍가게 같은 상점으로 갔다. 굉장히 조그마한 가게였는데, 만약에 우리가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그 앞을 지나갔다면 절대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식사거리와 맥주, 음료, 간식거리 등을 파는 카페이자 식당이자 슈퍼마켓이었다.

J는 전주 출신이었는데  전주에서는 그런 곳을 가맥집이라고 한다고 했다. 베를린 가맥집이라.. 뭔가 단어의 느낌이 묘했다. 베를린 가맥집에서는 매일 샌드위치와 파는 음식이 바뀐다고 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적당히 맛있어 보이는 것으로 골라서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가게가 워낙 작고 다른 사람도 조용히 이야기하며 식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마치 그 근방에 사는 사람인양 자연스럽게 보이고 싶어서 음식사진도 찍질 않았다. 막상 여행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싶다. 어차피 누가 봐도 동양인이고 이방인인데 그냥 관광객 티내면 되지 뭘…

J와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로 했다. 우리가 지금 여행에서 겪는 심적인 불만족과 대도시 여행에서 느껴지는 공허감같은 것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다. J의 스웨터가 아주 멋졌다. 확실히 베를린에서 사는 사람의 패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다 한 후에는 조금 걸으면서 근처에 유명한 곳들을 소개시켜주었다. 유명한 공원과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어제 우리가 갔던 곳이라서 반가웠다. 마우어파크 앞쪽에 있는 것과 거의 똑같은 포토부스가 있길래 기념으로 세명이서 함께 찍었다. 사진은 망했다. 적정 인원은 1~2명이다.

J는 일이 있어서 아쉽게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왠지 취한 것 같았다.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헤어진 후 우리는 딱히 하고 싶은게 생각이 나질 않아서 어제 시간을 보냈던 공원에서 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공원 근처에 맛있어보이는 피자집이 있어서 포장 후 공원에 앉아서 열심히 먹었다. 유럽 피자 대기행은 멈추지 않는다.

공원에 있다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3명 (엄마, 딸, 아들인 것 같았다.)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입은 옷에서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데, 주변 경관과 굉장히 붕 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마치 며칠전 A.P.C.에서 만났던 부부가 그 장소와 어울리지 않게 느껴진 것처럼 앞의 세명도 경관과 따로 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J의 스웨터가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선입견 때문일까, 이상한 기분이었다.

며칠 전 방탕하게 예매한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을 보러 포츠담 플라자로 갔다.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중년 혹은 노년으로 보였고, 멋쟁이들 같아 보였다. 총 3곡을 들었는데, 클래식을 잘 몰라서 그런지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가기전에 맥주나 간단한 음식을 사서 들어가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서 그럴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방의 미니바에서 술과 간단한 스낵을 꺼내먹었는데, 다행히 그리 비싸진 않았다. MTV를 틀어놓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맥주를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들을 했는데, 잠시마나 집에 있을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베를린에서의 일정은 하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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