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5.01 Amsterdam_Day1

대자연과 함께 했던 겐트를 뒤로하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베를린에서 산 다용도 두건이자 스카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왜냐고? 사진으로 확인하자.

안구테러

겐트로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차를 두번 갈아타고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했다. 그래도 며칠전에 2시간 정도 머물러 봤다고 마치 로컬 피플인양 아주 자연스럽게 역에서 나와서 메트로센터로 가서 72시간 교통권을 잽싸게 샀다. (사실 로컬피플은 이런 교통권 안산다.) 3 Day pass 였기 때문에 내일부터 쓰면 딱 좋을 거 같아서 며칠전에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5번 트램에 무임승차했다. 다시금 미안합니다. 암스테르담…

2일동안 샤워도 못하고 머리도 못감아서 샤워생각이 너무 간절했다. 메종 리카에 도착하니 시원시원하게 생긴 흑인 여성이 있었는데, 뉴욕 패션 업계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키도 크고 멋있었으며 성격이랑 말하는 것도 엄청 시원시원하고 쿨했는데, 우리의 무거운 캐리어도 엄청 쿨하게 들고 올라가줬다. 엄청나게 무거운 캐리어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게 들고 올라가서 내가 너무 멋쩍었다. 사실 이것보다 더 창피했던건 패션업계 종사자 옆의 내 쭈구리같은 두건이었다.

머리가 너무 감고 시퍼효

메종 리카는 생각 및 인터넷에 봤던 대로 분위기가 좋았고, 수로바로 옆에 있어서 또 분위기가 색달랐다. 다만 밖에서 사람들이 다니는게 너무 잘 보여서 우리의 프라이버시도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운하 옆에 있는 건물들은 거의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았다. 대부분 좁고 계단도 오르내리기 힘들고… 만약에 운하 옆의 에어비엔비 숙소를 구한다면 메종 리카와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다는 가정하에)

메종 리카의 좋은 점은 당연히 인테리어가 굉장히 좋다는 점과 수로 옆에서 오는 좋은 바이브가 으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암스테르담 지역 몇군데를 둘어보니까 이 동네가 좋은 샵들이 많아서 쇼핑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꽤 좋은 위치라는 점이었다. 다만 생각보다 안좋은 점도 몇 있었는데, 일단 생각보다 방이 넓지 않고, 예쁜 인테리어에 비해 가구가 편하진 않았다. 그리고 번외로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불편한 점들이 많기 때문에 에어비앤비나 게스트하우스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건 그리 불편하진 않았다.)

메종리카 1층의 샵

메종 리카의 신기한 점은, 1층에 있는 가게 영업시간이 끝나면 2, 3층에 머무는 투숙객들이 알아서 가게 문 열고 닫으며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셔터맨이 되어본다

방 사진도 열심히 찍고, 그토록 간절했던 샤워를 한바탕 한 후 저녁의 계획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숙소 앞에 있는 카페로 가서 간단한 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오후의 계획을 세웠다. 카페 옆에는 HAY 매장이 같이 있었는데, 북유럽에서 너무 많이 봐서 이젠 익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메종 리카에서는 하루밖에 없을 수 없었기 때문에 너무 밖에서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호텔 방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고, 오늘 하루는 무임승차를 해야하므로 되도록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일단,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조금 쌓인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코인 빨래방을 찾아봤다. 몇 군데가 나오길래 고민을 좀 하다가 후기가 좀 괜찮고 주변에 식당이 있는 곳으로 갔다.

빨래방은 굉장히 깔끔하고 시스템에 잘 되어있어서 빨래하는데 쾌적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빨래가 다되길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고 밀린 여행기도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배가 슬슬 고파지기 시작해서 빨리 빨래가 끝나고 밥을 먹었으면 했다. 빨래방 앞에 있는 식당이 yelp에서 평점이 엄청 높고 고기를 푸짐하게 파는 곳 같아서 빨리 가고 싶었다.

빨래를 다 하고 룰루랄라 식당으로 갔더니 웨이팅이 1시간이라고 했다. 그들이 말하길 웨이팅리스트에 올려놓고 식당 앞에서 기다릴 수도 있고 앞에 있는 바에 가서 기다리다가 내 순서가 되면 자기가 와서 불러주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선택지에서 과연 바에 가서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정말 너무나도 훌륭한 상술이었다. 바로 가서 맥주 한잔씩 시켜서 먹었는데, 바텐더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전반적으로 괜찮은 바여서 짜증이 나거나 돈 낭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들이 말한대로 진짜 1시간 정도 기다려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도 하고 어떤게 좋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보면서 한참을 생각하다 등심스테이크와 레귤러 립을 시켰다.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정말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종업원들이 엄청 신나보였다는 점이었다. 춤도 추고 음악에 맞추어서 즐겁게 뭐 만들고 그러더라.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청 관광객 스팟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신기한건 평소같았으면 이렇게 웨이팅도 길고, 상술로 바에 가서 술도 먹게끔 유도하고, 너무 관광객 스팟 느낌이 강하게 나는 곳을 싫어하고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하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때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점차 여행에서 관광객아닌척 하는 뽕이 많이 풀린건지 그냥 이날 컨디션이 좋아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배터지게 먹었다.

만족스러운 오후를 보내고 거리를 산책하며 돌아와서 짐을 싸려고 했는데 방이 어두워서 완전히 정리는 못하고 다음날 하기로 했다. 언제쯤 짐을 싸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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