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17.05.05 London_Day1

드디어 런던으로 이동했다. 히드로 공항이 아닌 다른 공항에 도착했는데, 꽤 외곽이었다. 다행히 공항버스가 숙소 근처의 시내까지 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햇살도 좋았고, 수지가 익숙한 런던으로 오니까 모든 것이 스무스하게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좋은 햇살

단지 문제는 버스에서 내리면서 시작됐다. 코펜하겐에서 산 싸구려 캐리어의 바퀴 하나가 작살이 나서 이 캐리어의 경우는 굴려서 움직인다기보다는 반쯤은 바닥에 질질 끌면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지구의 마찰력과 나와의 전투같이 느껴졌다.

힘겹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에이스호텔로 갔다. 에이스 호텔은 세계 몇몇 곳에 있는 힙하기로 유명한 호텔이어서 런던에 있는 김에 한번쯤은 숙박을 하고 싶어서 미리 예약을 했다. 예상보다 조금 싼 가격에 2박을 예약할 수 있었는데, 왜 우리가 예약한 이 시기가 조금 싼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호텔 로비에서부터 좋은 곳일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조금은 컨셉질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 자전거는 컨셉일까?

아직 체크인이 안된다고 해서 일단 짐을 맡기고 주변을 돌아다녔다. 쇼어디치쪽에 숙소를 잡았으니 당연히 가야할 곳은  브릭레인 아니겠는가. 브릭레인으로 가서 여기 저기 돌아디녀보았는데, 2년전에 왔을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러프트레이드도 또 가보았다.

맥드마르코의 앨범이 이달의 앨범으로 선정되어있었고, 러프트레이드 한정판으로 보라색 바이닐을 판다고 하였다. 보라색 한정판이라는 것에 순간 혹했으나 무거울거 같기도하고 괜히 가다가 깨질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서 김밥레코드에서 예약을 받고 있길래 그냥 김밥레코드에 예약을 했다. (하지만 그 레코드는 결국 5월 28일에 받았고, 고릴라즈 앨범은 한참동안 못받았다..)

그냥저냥 돌아다니다보니 주변에 있는 상점들도 크게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시큰둥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좀 지루했다. 희한하게도 샘플세일을 하는 상점들이 많이 보였는데, 하나같이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다는 것 외에 물건들이 이상하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샘플 세일이라는데 도무지 살만한게 보이질 않았다. 도대체 런던사람들에게 샘플세일이란 무엇일지 궁금했다.

러프트레이드 옆의 공터에는 여전히 푸드트럭들이 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았고, 스테이크 파는 트럭에서 메뉴 하나, 치킨 파는 트럭에서 메뉴 하나를 선택했다. 치킨 파는 트럭에는 사람들 줄이 많이 서있어서 엄청 유명하거나 맛있는 곳이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하는 직원 1명이 초보라서 막히는 것이라는 걸 알았을때는 너무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질만큰 시간이 흐 른뒤였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을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다리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짜증한번 안내고, 내 음식 언제 나오냐고 독촉하듯 묻지도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치킨을 튀기고 있던 흑인은 베테랑인 것 같았고, 주문을 받고 감자튀김을 준비하는 백인은 초보인 것 같았는데, 베테랑이 초보를 윽박지르거나 초보가 엄청 쫒기면서 힘들어하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 힘든 와중에도 평온함과 침착함이 느껴졌다. (이제 그만 침착하고 내 치킨이나 내놓으라고!)

빨리 받은 스테이크가 특히 맛이 좋았다.

한참을 기다려서 치킨을 받은 뒤 일찍 받아 살짝 식은 스테이크와 같이 먹었다. 솔직히 스테이크가 훨씬 맛이 좋아서 그냥 스테이크나 더 사서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함께 기다리던 사람들도 우리 스테이크를 보고 이렇게 기다리지 말고 그냥 이거 사서 먹을걸 하며 지나갔다.

돌아다니다가 수지가 예전에 S이랑 가봤었다는 Allpress카페를 가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조그마한 카페였지만 커피 맛이 좋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이 카페는 우리가 런던에 있는 동안 거의 매일 간 것 같다. (로컬 라이프!)

체크인이 가능한 시간이 되어서 호텔 룸으로 갔는데, 룸은 꽤 좋았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어있었고, 인테리어도 좋았다. 방에 들어가서 어떤 어메너티를 가져갈 수 있을지 빠르게 둘러보았는데, 가져갈 수 있는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물건에는 가격이 책정되어있었고, 안내문에는 물건들을 마음껏 가져가라고 써있었다. 왜냐하면 가져가면 바로 청구할 것이니… 공짜 어매너티가 거의 없어서 슬펐다.

쉬다가 나가서 주변을 좀 둘러보고 호텔 건너편에 있는 마트에서 마실것과 술 등 이것저것 사고, 쁘레따망제에서도 저녁거리를 사서 방으로 나왔다. 마트에서 종업원에게 술을 살때 ID 제출을 요구받고 you look like a baby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좋은건가?) 호텔에 있는 클럽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고 가볼까 싶어서 컨시어지에 문의해보니 호텔 클럽은 아니고 호텔 지하에 있는 클럽이며 입장료도 따로 내야된다고 해서 그냥 안가기로 마음먹고 쉬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먹으며 런던에서의 계획을 세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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