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7/19 Tuxedo (턱시도) 내한 공연: 라이브셋의 가치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1994년 폭염 기록을 뛰어넘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2018년의 여름 한복판에 턱시도 내한공연이 열렸다. 찜통더위와 습기가 공연장 안팍을 가득채웠지만 턱시도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열기와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라고 말하기엔 공연장이 존나 더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연장에 사람이 존나 많고 존나게 더웠다. 비속어를 쓰기 싫은데 절로 나온다.

게스트, 게스트, 스페셜게스트로 이어지는 게스트 환장파티는 패스하고 본 공연이 시작되는 9시 즈음에 맞춰서 공연장에 들어가서 본 광경에 숨이 턱 막히고 막막했다. 무브홀은 다들 알다시피 세로로 긴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긴 구조는 출입계단을 따라 설치된 계단으로 구분되어있다. 계단을 내려가서 보이는 곳은 보통 드링크를 파는 곳이고 이곳에서는 그 벽에 가로 막혀서 공연을 볼 수가 없다. 그냥 음악 소리가 들릴 뿐이다. 내가 막막함을 느낀이유는. 드링크를 파는 곳 입구까지 사람이 가득차서 무대를 도저히 보기가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는데, 내가 정당한 대가를 제공하고 들어온 공연에서 공연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단순히 보기 어렵다가 아니라 말 그대로 무대를 못 볼 가능성이 있었다.

공연을 다니다보니 공연을 보는 것은 불편함을 동반하기 쉽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였다. 이런 더위에 이렇게 포화상태로 관객을 받을게 아니라 티켓값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줄여서 받았어야 했다.

턱시도의 공연 자체는 매끄럽고 좋았다. 많은 내한 공연자들이 그러하듯이 중간에 멘트를 자제하고 최대한 많은 곡들을 끊임없이 들려주었다. 턱시도의 공연 레파토리가 이런 페이스로 버틸만큼 많은가? 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 빠른 페이스였다. 전체 공연은 앵콜곡을 포함해서 약 80분 전후였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다만, 공연을 보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이 라이브셋이 진짜 라이브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었다. 사실 이건 꼭 턱시도만이 아니라 최근의 많은 공연들에서 느끼는 의문이기도 하다.

[멤버 구성이 거의 똑같은 NPR라이브를 보자]

턱시도는 드럼 연주자는 데려오질 않았는데, 이로 인해 완벽히 잘 깔려진 전자 드럼에 맞추어서 라이브를 했다. 그런데 이 무대를 보고 있자니 (드럼소리 말고) 다른 소리들 조차도 도대체 어떤 소리가 라이브이고 어떤 소리가 AR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라이브랑 정말 똑같아! 라는 말로 찬양하기에는 너무 현장감이 떨어지고 위화감이 들었다. 예전에 혼네 공연을 가서 라이브로 혼네의 노래를 듣는 것과 집에서 좋은 스피커로 혼네의 노래를 듣는 것이 무슨차이일까라고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턱시도의 공연도 거의 비슷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턱시도의 무대에 기대하는 것은  “압도적인 라이브”는 아니다. 흥겹고 즐거운 디스코음악에 맞춰 한손에는 음료를 들고 몸을 흔들며 현장에서 흥겹게 즐기는 그런 무대, 그것이 내가 원한 턱시도의 공연이며, 내가 집에서 유투브와 음원으로 턱시도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무대를 보러 간 이유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공연장의 환경은 최악이었기 때문에 몸을 흔들며 현장에서 흥겹게 즐기기는 거의 불가능했고, 관객들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라이브를 경험하지도 못하였다. 차라리 예전에 DJ셋으로 왔었을때의 무대가 훨씬 더 즐거웠다. 그때는 즐겁게 춤추고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DJ셋 공연 때 프로젝터를 통해 한국의 옛 광고영상들과 음악이 싱크되는 것도 훨씬 좋았다. 이번 공연에는 그냥 Tuxedo라는 글자만 계속 네온사인처럼 켜져 있었다.)

너무 더워서 2~3곡 및 앵콜 곡은 듣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온 일행은 애프터파티가 열리는 클럽헨즈로 발길을 돌렸다. 그 곳은 너무나도 시원하고 쾌적했고, 우리는 그토록 원하던 바를 이루었다. 한손에 술을 들고 마음껏 춤을 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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