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지난 10월 16일 역삼역에 있는 LG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보았습니다. 원래 제가 문화생활이라고 해봤자 보는 것이라고는 영화뿐이었는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진정한 문화생활을 위해 뮤지컬을 보게 되었지요.

사실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일본여행 때문이었습니다. 도쿄에서 도쿄디즈니랜드를 갔었는데, 거기에 인어공주 섹션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Under the sea 라는 짧은 단막 뮤지컬을 했는데, 진짜 감동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디즈니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진짜 감동 받아서 울 뻔 했습니다.

멋진 노래, 다양한 연출과 소품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죠. (같이 갔던 여자친구 말로는 뮤지컬 라이온 킹이 비슷한 식이라고 하더군요)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이번에 빌리엘리어트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평점이 정말 좋더라구요.

부푼 기대를 안고 연극을 보러 갔으나… 결과적으로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그 실망감을 표출하고자 요번에는 제가 느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1. 좋았던 점

1) 무대 연출 및 몇몇 노래

사실 이건 모든 뮤지컬들이 다 이런 식이라고 하던데, 제가 제대로 본 첫 뮤지컬이므로 좋았다고 하겠습니다. 여러 연출들이 있었으나 기억에 남는 연출은 빌리가 춤을 추는데 앞 조명을 조작해서 무대 뒤쪽 벽에 빌리의 그림자를 몇개 만들던 장면, 할머니 노래 장면에서의 연출 (연출자체는 멋졌으나 노래는 안좋았습니다..),

1부 마지막 곡에서의 연출, 아버지가 빌리의 학비를 위해 파업을 그만두고 철조망 너머로 일을 하러 갈 때의 장면 연출이 기억에 남습니다. 빌리의 할머니가 노래를 하는 데 다른 배우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분위기가 정말 멋지고 괜찮았습니다. 아버지가 일하러 갈때는 영화적 연출처럼 철조망이 움직이면서 아버지를 잡는 앵글이 바뀌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뮤지컬 전체 중 가장 멋진 노래와 장면은 1부 마지막 장면인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은 설명이 힘드므로 직접 보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뮤지컬 전체적으로 의자를 사용해서 박자와 포인트를 잡던 것은 정말 좋았습니다.

… 아…. 좋았던 점을 더 서술 하고 싶은데, 딱히 기억이 안나네요…

 2. 안 좋았던 점

 1) 2층

뮤지컬 2층자리가 이렇게 안좋을지는 몰랐습니다. 심지어 2층 R석이었는데도 말이죠. R석은 20%할인을 받아도 한자리에 88,000원 입니다. 좀 멀찍이 보다보니 배우들의 표정이 잘 안보이고 이로 인해 대사와 노래가 배우의 연기와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아서 감정이입이 잘 안되었습니다. 만약 1층 앞쪽에서 봤다면 지금보다는 작품에 좀더 이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 어정쩡한 컨텐츠

다른 뮤지컬을 안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빌리엘리어트는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 듭니다. 뮤지컬인데 흥겹거나 애절한 노래, 혹은 춤이 엄청 많지도 않고.. 빌리가 발레를 배우기 때문에 나오는 발레 역시 뭔가 메인이 아니고, 그렇다고 중간중간 나오는 탭댄스가 엄청 퀄리티 높거나 감동을 주지도 않고,,, 뭔가 이래저래 컨텐츠 들은 많지만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는 느낌이랄까요. 극단적인 예를 들면 터미널 식당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음식 메뉴는 정말 많은데, 맛있는건 없죠…….

 3) 약간은 어설픈 대사 및 가사 전달

외국 작품을 한국화한 작품의 한계인 듯 합니다. 대사가 툭툭 튀어나오는게 작품내내 위화감을 지울 수 없었고, 가사도 개사한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또한 한글이 태생적으로 노래 가사로 쓰기에 안 좋은 감도 있기에 삼박자로 저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만약에 다음에 뮤지컬을 본다면 순수 한국 창작 혹은 외국 원작을 볼 생각입니다.

 4) 대학로식(??) 개그

대학로 연극 혹은 뮤지컬 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한 자리에 88,000원 그리고  아무리 싼 자리도 4~5만원 이상인 이런 뮤지컬에서 웃음 코드를 욕설이나 어설픈 언어유희로 잡는다는 것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재미는 있으나 그냥 웃음일 뿐이지 진정한 웃음은 못 주는 듯 합니다.

 5) 할머니의 노래

앞서서 할머니 노래의 연출을 칭찬하긴 하였으나… 정말 할머니 노래 파트는 최악이었습니다. 왜 할머니는 쉰 목소리로 그렇게 가사를 하나하나 또박또박 읽으며 소리지르며 노래해야하나요.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6) 끝으로 갈 수록 루즈해지는 스토리

1부 마지막 노래는 정말 멋졌습니다. 그러나 2부로 넘어가면서 이 작품은 급격히 힘을 잃는 느낌입니다. 전 진짜 솔직히 중간중간 빌리 독백 같은 부분에서  좀 졸았습니다… 문화도 모르는 미개인이라고 말하실지 모르지만 지루해서 졸린걸 어쩝니까… 저같은 미개인도 눈을 똘망 똘망하게 뜨고, 감동하며 볼 수 있는 것이 진정 좋은 작품일텐데 말이죠..

 7) 빈약한 사운드

이건 LG 아트센터의 문제인듯 한데요. 음악의 박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자고로 음악이라고 하면 가슴깊은곳까지 빠방하고 울리는 그런 것이 있어야 하는데, LG 아트센터에서의 소리는 너무 무대 앞에서만 맴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음향학 수업을 조금 들었을때 콘서트 홀의 설계에 대해서도 들었는데요, 기본적으로 제 위치에서는 위쪽과 옆쪽에서의 반사음이 전혀 없어서 뭔가 음악의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받은 느낌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으로 본 뮤지컬인 빌리엘리에트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지 않게 남을 것 같습니다. 혹시 관람을 생각하고 계신 분 있으시다면,  제 글도 보시고 다른 분들 글도 보신 다음에 어떨지 잘 판단하시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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