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360] Bioshock

“인간은 선택하고, 노예는 복종한다”(A man chooses, a slave obeys) 1

가장 강렬하고 인상깊은 어구라고 생각한다. 작품의 플레이적인 재미를 차치하고서라도 생각해볼거리가 많다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이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그리고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한다.

안타깝게도 게임이라는 것은 아직도 유흥거리, 중독의 대상으로만 인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그런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글쎄, 내가 생각하기에 소위 말하는 ‘게임’이라는 것의 정의가 너무 좁게 내려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게임은 대부분 MMORPG나 FPS게임이다. 그 장르의 특수성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Bioshock 조차도 FPS다.) 대부분의 위 게임들의 ‘온라인 버전’은 단순한 반복과 테크닉적인 향상을 가장 중요하게끔 설계되어있다. (가령, 얼마나 많이 반복적으로 몬스터를 잡아 좋은 아이템을 파밍하고, 레벨을 올린다던지, 얼마나 헤드샷을 잘하냐든지.) ‘플레이적인 재미’에만 모든 것이 응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WOW에서의 아이템, 크..크고 아름답다!

퀘스트를 많이 받아서 빨리 레벨업을 하고, 좋은 장비를 얻는데 급급하게 되면, 그리고 상대방의 머리를 꿰뚫는 것에만 급급하게 되면, 서사라는 것은 개입될 여지가 없어져 버린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고, 선택을 하지 않는 우리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과연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든어택들을 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플레이를 하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다. (WOW의 경우에는 세계관이 좋다고 알고 있으나, 그 세계관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이 없어보인다.

나의 가족도 WOW 만렙 케릭터를 몇개씩이나 가지고 있었고, 오랜 시간 즐기는 것을 보았으나 정작 WOW 라는 그 세계에 대해 큰 관심은 없어보였다.)

게야한테 무슨 말을 왜 전해야 하는 지보다는 받게될 보상에 눈이 더 가는 불편한 상황. 물론 나는 WOW를 안해서 저 이유를 전혀 모른다.

물론 게임의 본질은 ‘재미있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게임이 ‘재미 있는 것’이라고만 규정되어사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게임이 하나의 문학, 예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플레이어가 서사 구조에 따라 창조된 세계를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 그것이 게임이다. 오히려 영화보다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지 않은가? 나 자신이 스스로, 능동적으로 그 세계에 참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와 비교하는 것이 올바른비교인지는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게임에 비해 영화의 미미지는 좋은 것 같으니 이 두개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심지어 영화는 야간 상영도 있지 않은가? 등급에만 걸리지 않는 다면 청소년 역시 야간 상영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 역시 명작이라고 칭송받는 영화가 있고 3류, 돈낭비, 쓰레기라 불리우는 영화가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

영화는 밤이되면 티켓값을 절약해주지만
게임은 밤이되면 전기세를 절약해줍니다.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고 패키지 게임, 콘솔 게임이 주류에서 멀어지면서(사실 콘솔 게임이 주류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느새인가 게임에는 서사가 사라졌다. 서사가 사라져 버린 게임에는 끝나지 않는 서사를 지닌 ‘무한’이라는 존재가 주인이 되어버렸다. 끝없는 사냥과 싸움은 서사를 밀어내고 게임의 주인이 되어버렸다. 낭만이 없어진 청춘처럼 서사가 없어진 게임은 슬픈 존재가 되어버렸다.

여기엔 낭만이 없다. 여기엔 서사가 없다.

바이오쇼크를 플레이하면서 사실 플레이 자체에 엄청난 몰입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처음에 생각지도 못한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일 수도 있겠다.(물론 게임 엔딩을 볼 때 쯤에는 공포고 뭐고 그런것 없었다.) 원래 FPS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겪는 일에 집중을 하기가 힘들었다. 한글 자막임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 대한 인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자막이 너무 작은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

응? 뭐라고?? 응??

하지만, 랩쳐라는 세계를 창조해내고 이를 토대로 이야기를 창조해낸 것에 대해서는 크게 감명을 받았다.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자유주의의 극단이 어떤 모습일지를 가상세계를 통해서 보여 준 것은 정말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하고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위키피디아, 공략 등을 보고 안 것이지만) 스테이지 디자인, 특정한 방에 있는 시체 등이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배치되어있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디. 전체의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내용들 처럼 느껴지는 것들도 세심하게 고려하여 유기적으로 배치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 것만 보아도 이 ‘작품’을 경험해야할 이유는 충족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나 역시 어느새인가 게임자체를 ‘즐기기’보다는 ‘플레이’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매력, 세계관 들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히 빨리 클리어할 수 있는지, 재미가 있는지에만 모든 관심을 쏟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도 가끔씩 바이오쇼크같은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내 스스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Notes:

  1. 앤드류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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